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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네팔의 룸비니에서 보내는 통신

2011.01.04 17:19

나마스테 조회 수: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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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룸비니는 오늘도 역시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부처님이 태어난 안태고향 룸비니는 아침이면 안개가 먼저 찾아 들었다.

무진기행에서의 표현대로 신 새벽 대성석가사 앞뜰은

 점령군처럼 언제나 안개가 자욱했다.

 

어둡지도 그렇다고 밝지도 않은 미명. 희미한 회색 안개 입자가 몽롱하게 눈앞을 떠돌고 있으나

손바닥을 휘휘 둘러 봐도 역시 빈손이다.

눈앞의 거대한 대웅전도 울창한 보리수 숲도 안개는 공평하게 덮어 버렸다. 

 무명의 인간들에게 눈에 보이는 현상은 사실이 아니라는 제행무상의 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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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공양을 알리는 종소리가 그 안개를 뚫고 들린다.

안개는 바쁜 현실도 과거의 흑백사진으로 만들어버리는 힘이 있다. 기이한 낯섦이다.

 투명하지도 그렇다고 완고한 벽처럼 꽉 막히지도 않은 그물. 어디선가 유령처럼 나타나 그렇게 지워지는 사람들.

카트만두의 공해와 연옥 같은 지저분함을 피해 룸비니로 내려 온 것이 벌써 한달이 가깝다.

 

왜 네팔에 왔느냐고?

30년지기 산 친구의 절절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다. 하지만 인도와 네팔의 행정은 끝없는 인내를 요구하고 있다.

덕분에 거의 반 부처님이 되어 가는 중이다, 바쁜 나라에서 물든 효율과 시간의 쫓김이라는 게 얼마나 허망한 일이더냐?

덕분에 연말도 연초도 거룩한 부처님의 고향에서 보내는 은혜를 입었다.

 부처님이 태어나신 마야데비 사원 보리수나무 아래 가부좌를 틀고 맞은 일출.

 

어제 우리 화물이 인도 캘커타를 출발했다는 소식이 왔다.

이제 또다시 다시 카트만두로 돌아 갈 때.

화물이 도착하면 헬리콥터 편으로 병원 현장으로 옮긴 후 한국으로 나간다.

올 2월, 몇 번이나 출발을 연기했던 기술진이 들어와 병원을 건설하게 될 것이다.

 히말라야가 자신을 시인으로 만들어 주었고 입산을 하며 입었던 현지인 도움에 대한 감사의 표시에 대한 보답.

 그는 오래 전부터 에베레스트 가는 길 오지에 병원 만들기를 소망했다.

 

그 병원이 히말라야자락에 만들어 진다. 그 병원은 병든 사람 치료를 위한 병원만이 아니다.

 연고 하나만 있어도 상처를 치료해 파상풍으로 목숨을 잃는 불행을 막을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산 도반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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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시인 권경업 네팔에 병원 만들다

11월 10일, 부산일보 강당에서는 희귀한 원정대 발대식이 거행되었다. 이색적이라고 표현하기엔 가볍고,

 특이하다고 말하기엔 진지했던 이 팀 이름은 ‘세상에서 가장 낮은 히말라야 원정대’

원정대라고 하면 히말라야라든가 고산 등반을 연상하게 되는데 그러나 이 원정대가 도달하고자 하는 높이는

해발 2,880m. 밖에 되지 않는다.

 에베레스트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체불룽 마을이 그곳이기 때문이다.

 높이에 천착하는 한국산악계에서 볼 때 이 팀은 분명 변종이고 이해 불가한 팀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팀이 도달하려고 하는 것은 높이가 아니라 인류애와 사랑이라는 지고한 가치다.

이들의 원정 목적은 그곳에 최초의 자선 병원을 만드는 것이다.

 단장 권경업씨는 80년대 부산을 대표하는 전위클라이머로서 산악계에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장을 비롯하여 대원들 면면을 보면 모두 평범한 산악인이거나 소시민들이다.

이들은 권경업씨가 대표로 있는 (사)아름다운 사람들 회원이기도 하다.

 

강산이 두 번 바뀐다는 20년을 넘기며 부산 지역 인근 공원에서 노인들에게 국수 봉사를 해 온 사람들.

이들은 봉사와 나눔의 기쁨에 중독 된 사람들임이 분명하다.

대원들 직업도 다양하여 배관공, 패널 조립공, 전기 기술자 등이다.

모두 평범한 사람들로 권경업 대표의 뜻을 알기에 생업도 뒤로 밀어둔 채 뭉쳐 원정을 떠나는 것이다.

 

원정대 대장을 맡은 이명식(57세․동우산악회)씨 역시 30년을 넘게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전자 기술자다.

 그가 말한다. “저도 해외는 처음입니다. 대원중엔 아마 비행기를 처음 타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각자 기술만큼은 어디 내 놓아도 자신 있는 사람들입니다.

하루 벌어먹는 대원도 있습니다만 그렇기에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 심경을 잘 압니다.

우리가 짓는 병원 부지는 세계인들이 오가는 길목이라는데 한국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서도 잘 만들 각오입니다.”

 

5년 전에 이미 부지는 확보되었고 스포츠 토토, 블랙야크, 부산 부민병원 등의 도움으로 병원을 지을 기자재를 사 모았다.

그것을 하나하나 분류하고 포장하니 40피트짜리 컨테이너에 꽉 들어찼다.

대원 모두 매달려 몇 개월에 걸쳐 자신들의 땀방울 배인 물품을 얼마 전 부산항에서 선적시켰다.

인도 캘커타까지는 해상 운송. 네팔 카트만두까지는 육상운송이다.

총 소요 경비 25만 달러가 든 병원 이름은 ‘토토 하얀병원’

 

권경업 대표는 이런 기획을 하게 된 동기를 말한다.

“우리 산악인들은 히말라야로부터 받기만 해왔습니다.

 저 역시 히말라야를 통하여 시인이 되었습니다만 한국도 14개 고봉 완등자를 4명이나 보유한 산악강국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네팔은 아시다시피 변화가 없습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국산악인들의 옆에는 언제나 그들을 도운 셰르파들이 있고 등짐 져 나른 현지 주민이 있었다.

그들에게 받은 고마움을 갚겠다는 생각이 이런 일을 만들게 된 원인이라는 것이다.

 

“히말라야 산록에 등 붙이고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지지리도 가난한 환경에 가슴 아팠습니다.

 특히 의료혜택을 못 받아 한국 같으면 금방 낳을 종기 때문에 죽는 사람들.

그런 일들을 보며 언제부터인가 히말라야에서 받은 은혜를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갚고 싶었습니다.”

권경업 대표는 82년 부산 최초의 히말라야 원정대 출신인데 그동안 수십 차례 네팔을 방문했다.

권 대표의 주도로 네팔에 만들어진 복지법인 <네 사랑․Ne-Sarang>과 한국의 (사)아름다운 사람들이 병원을 운영하게 된다.

 

이쯤 되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원정대’라는 이름의 배경을 알 수 있는데 어쩌면 정신적으론

‘가장 높은’ 원정대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정흥태 부민병원장의 축사가 이 원정대 이름이 탄생한 맥락을 대변하는 듯 했다.

“오늘 의료장비를 포함한, 의료진의 가재도구 일습과 건설대원이 파견될 네팔은

세계적 구호단체인 월드비젼과 로이터 재단이

 ‘극한의 삶을 살고 있는 잊혀진 세계10대 긴급구호현장 중 아홉 번째의 나라’로 밝히고 있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 병원을 만든다니 의사의 한 사람으로 진한 감동을 느끼고 있습니다.

 

히말라야를 높이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인류애의 측면에서 다가가자는 여러분들을 볼 때 가슴이 훈훈해집니다.

여러분들 얼굴을 보니 참 선한 사람들이라는 걸 알겠습니다. 언젠가 저도 의료 봉사를 나가겠습니다.”

모두 12명으로 구성된 이 원정대가 직접 만들 병원은 조립식으로 20여 평이 된다.

의원급 시설을 갖춘 병원은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운영은 권 대표가 회원으로 있는 한․네팔 친선협회(회장 이인정)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협조를 얻어

의료진을 파견할 예정이다.

 

병원에서 쓸 전원을 위하여 소규모 수력발전소도 만들고 남는 전기를 인근 마을에도 공급한다.

 이제 체불룽 마을은 처음으로 전기를 켤 수 있게 될 것이다.

 

원정대 리플렛에 써진 한․네팔 친선협회 이인정 회장의 축사가 재미있다.

“그동안 숱한 원정대를 히말라야로 보내왔지만 해발 3000미터도 안 되는 곳으로 떠나는 원정대를 위해

인사말을 쓰는 것은 처음입니다.

 원정(Expedition)이란 단어는 탐험 또는 탐사를 말합니다만 ‘세상 가장 낮은 히말라야 원정대’라는 말을 듣고

이 반어법의 의미에 가슴이 찡했습니다.

격려사를 쓰면서 이 명칭이 은유하는 깊은 뜻에 이번처럼 마음이 훈훈하고 행복한 것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

 권경업 씨를 비롯한 수많은 한국 등반가들이 원주민들에게서부터 받았던 사랑.

그것을 조금이나마 돌려준다는 뜻이 배어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뜻에는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는 법. 단상의 대원들이나 강당을 꽉 메운 사람들도 감동을 받은 얼굴이었다.

발대식이 끝나자 권경업 대표가 말한다. “이 원정대가 꾸려지도록 몇 년째 이 사업의 배후세력이 되어주신

개그맨 전유성님과 스포츠 ‘토토’ 그리고 블랙야크 측에 감사드려야지요.

또한 정말 고마운 것은 8월부터 지금 까지 생업을 제쳐두고 준비에 전력을 기우린

이명식 대장과 대원들의 노고입니다.

 

” 병원이 완공되면 이런 문구가 음각된 기념 동판을 붙여 질 것이다.

<한국산악인을 도와준 네팔인들을 위해 이 병원을 바친다. 한국의 체육복권 스포츠 토토가 지원하고

 한국인 전유성, 권경업, 신영철, 이명식, 심재호, 김양숙, 이윤경, 이정식, 박용학, 한원택, 김옥자, 정성철, 한신호가

2010년 12월에 지었다.

이 앞을 지나가는 모든 네팔인들과 모든 한국인들은 이 병원의 진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

 

권 대표의 시처럼, 세상을 적시는 강물이 늘, 묵묵히 아래쪽으로 흐르듯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하는 이 원정대의 장도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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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산악회 여러분들 !

                                                    2010년도에도 여러가지로 배려해  주신것 감사드리며

                                                        새해 복많이  받으시기를 네팔에서 인사드립니다.

                                                                         

                                                                                     신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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