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3/ 24 베어캐년 산행
2024.11.04 13:11
오늘 산행은 8명+ 3명이 길을 나섰다.
카풀 장소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서니 제법 춥다.
갑자기 바람이 차가워진 걸 보니, 이제 겨울 장비를 준비할 때.
아직 지독했던 여름날 산행 느낌이 미련처럼 남아 있다.
하지만 바람은 겨울을 부르고 있는 중.
아무렴 어떠랴.
온 산에 하얀 눈꽃이 무장무장 피어날 겨울 동화 왕국이 기다리는 것일 텐데.
카풀로 도착한 스와처 계곡 산행 들머리 주차장엔 용케도 빈 자리가 보인다.
아마 썸머타임 시간이 바뀌어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스와처 계곡물이 많이 야위였다.
계곡은 침묵하고 있었고 투명한 물은 단풍잎을 띄우고 있다.
눈에 익숙한 수채화 같은 가을풍경.





주차 카드를 걸고 장비를 챙기는데, 남자 한 명 여자 두 명이 질문을 한다.
고맙게도 한국말.
여기가 그 폭포가 맞느냐고.
자신이 갔었던 폭포 주차장은 당일 치 주차권을 파는데 여긴 왜 없느냐고.
아마 등산 초보들이라 다른 곳을 이곳으로 착각했던 모양.
팔아 줄 주차권도 없는 강희남 회원께서 열심히 듣고 열심히 설명한다.
거긴 여기가 아니라 윌슨 산에 있는 챈트리플랫(Chantry Flat) 같네요.
그래도 이곳으로 친구들을 모시고 온 듯한 여자분은 고개를 갸웃갸웃.
이런 상황에서 리더의 고충을 알만하다.
책 한 권 읽은 사람이, 아예 안 읽은 사람보다 더 위험하다는 말이 떠올라 미소.
독사 약 올리는 말을 해줬다.
여긴 주차권을 안 파니, 차를 주차하면 100% 티켓을 받을 겁니다.
그러나 싼 주차비에 불과한 겨우 5불이니, 나는 불법을 권합니다.
내 말은 맞다.
나도 몇 번 딱지를 떼었으므로.
주차권이 있는데도 깜빡 잊고 안 걸어 놓아 받았던 딱지.
만약 스트리트파킹하러 간다면 가파른 왕복 아스팔트 길 2마일을 왕복.
불법을 망설이는 그들에게 마지막 덕담 한마디.
5불 나누기 3명이니 머리당 1불 67전씩, 그래도 1전이 남네요.
웃음을 나누고 우리는 크레일 들머리에서 보건체조를 시작했다.
어어? 이분 3명도 스트레칭에 자연스레 동참한다.







여기서는 누구나 보건체조를 하고 입장하는 걸로 초보답게 또 착각.
키 큰 회원이 시켜서.
둘 중 하나겠지.
그래서 졸지에 8+3명이 되어 시작한 산행.
결과론적이지만 이분들은 청명한 가을 산행에서 보물이 되었다.
한껏 웃음을 주었으니까.
조금 더 가서 고개를 하나 넘으면 스와처 폭포입니다.
길은 외길이니 거기서 돌아서도 됩니다.
아니면 우리를 따라 반환점인 캠프장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단, 우리를 따라 산행을 더 하려면 조건이 있어요.
만약 중간에서 포기를 한다면 머리당 백 불 페널티를 내야 합니다.
우리를 따르면 설악산에서 많이 보았던 담潭, 소沼를 만날 수 있어요.
흰 화강암을 깎아 낸 물길이 연못을 만든 너무 아름다운 경치지요.
지난주 빅혼 봉에서 써먹었던 스킬.
‘동기’분들이 미끼를 물었듯 이 3명도 덥석 문다.
우리에게 포기는 없어요.
그 말이 진실하기를.





스와처 폭포에서 증명사진을 찍고 드뎌 인적이 뜸한 베어 캐년으로 들어섰다.
꽃은 산 밑에서부터 피어 산정으로 올라가지만, 단풍은 그 반대로 진행 한다.
적막한 등산로엔 단풍잎만 어지러이 떨어져 있다.
가끔 그 정적을 깨고, 잘 익은 도토리들이 툭 툭 떨어진다.
그렇게 우리는 깊은 가을 속으로 풍덩 빠진 것.
드디어 아까 설명했던 담과 소를 만난다.
배드민턴을 즐긴다는 여자분이 어머~! 선녀탕이네, 하고 감탄했다.
그러니까 바로 뒤에서 걷던, 주차비 어디다 내느냐 묻던 여자분이 즉각 받는다.
그럼 내가 들어 가야겠네.
그 재치에 모두 빵 터졌다.
그림 속 선녀치고는 좀 살이 통통한 분이라 그 말이 더 즐거웠을 터.
몇 번 건넌 계곡의 물길은 많이 야위었으나 그 투명한 물은 가을을 가득 담았다.
가끔 단풍잎이 하늘거리며 떨어지듯, 이제 하얀 눈이 곧 사르르 올 것이다.





단풍이 무색하게 소나무는 푸르다.
소나무가 늘 푸른 것은 새싹으로 갈아입는 속도가 빨라서란다.
소나무도 낙엽이 있는데 그걸 한국 시골에서는 ‘갈비’라 부른다.
소나무 우듬지 아래를 보면 누런 갈비들이 쌓여 있다.
그만큼 새순으로 갈아입는 속도가 빨라 늘 푸르다는 말.
물길 따라 내려가다, 물길 따라 오르는 이 길은 순한 트레일.
오늘은 우리 산악회 가을 소풍이라고 불러도 될 듯싶다.
그런 생각을 하게 해준 게 바로 ‘동기회’ 분들이다.
이건 너무 짧네요, 처음 빡센 산행에 비하여 양에 안 차는데요.
속으로 놀랐다.
그래도 이 트레일도 왕복 7마일 이상인데...
공연히 처음부터 독사 약 올려놓은 건 아닌지.





그때, 주차비 묻던 여자분 등산화 밑창이 홀라당 빠졌다.
그때를 놓칠세라 얼릉 한 마디.
포기합니까? 돌아가면 백 불.
아직 걸을 만한데요, 포기 없습니다.
주차표 여자분은 자랑스럽게 손에 든 등산화 밑창을 휘저으며 걷는다.
사람은 겨우 두 팀을 만날 만큼 호젓한 산행.
어어? 오늘 목적지 캠프장이 가까워진다.
3명은 초행이라 모르지만 나는 잘 안다.
급하다.
50불로 깎아 줄 테니 돌아서시지요.
30불로... 10불... 5불.
좋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백 불 드릴 테니 돌아섭시다.
급하게 말했으나 이미 늦었다.
앗, 정상이다!
일행들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그거, 손에 든 거 버섯이야?
배드민턴 여자분이 등산화 밑창을 보며 한 마디.
옛따~! 푹 끓여 묵으라~
이분들 3명은 일부러 우리를 즐겁게 해주려 나타나신 거다.
유럽 미술관 여행을 끝내고 귀국한 강희남 회원이 등산화 수선에 나섰다.
비상용 끈으로 칭칭 동여맨 완성품 등산화.
앞으로 한 2년은 더 신어도 되겠다.
산악회 입회 절차를 묻는 3명에게 말했다.
즐겨 오르시는 그리피스 팍에서 한 몇년 더 트레이닝 하신 다음에 생각하시라...고.
물론 농담이라는 걸 그들도 알 것이다.
그렇게 가을 속으로 풍덩 빠졌던 가을 소풍... 아니 웃음 산행이 끝났다.





아니다, 틀렸다.
하산을 마친 후 보니 3명이 타고 온 차를 보니 티켓이 붙어 있어 웃음.
그 웃음은 뒷풀이 단골 라운드 피자까지 이어졌다.
유럽 미술관 순례를 마친 강희남 회원께서 거하게 쏘셨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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