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3/ 25 히킨스Mount Hawkins 산행
2025.04.14 13:08
MT히킨스 8783피트 산행엔 3명이 다녀왔습니다.
카풀을 해 도착힌 크리스탈 레잌 캠프그라운드.
그런데 이게 왠 일? 헝겁 도시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봄이 무르익어 그런지 주차장도 꽉 차고 야영객이 텐트를 많이도 세워놨습니다.
우리 뚜벅이들은 오르는 재미에 산을 찾습니다.
텐트를 친 많은 야영객들은 굽고 마시며 자연을 즐깁니다.
그들도 옳고, 우리도 맞습니다.
왕복 9마일 정도 히킨스는 오지이기에 쉽지 않은 산행입니다.
4월도 중순을 지나고 있으니 반 바지 차림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무릎 기도를 올린 후 본격적으로 산행에 나섭니다.




“오늘 운 좋으면 산행중 PCT종주팀을 만날 지도 모르겠네요.”
해 마다 이때쯤 PCT 시즌과 겹치기에 트레일에서 그들을 만났습니다.
아아, PCT가 무엇이냐고요?
공부 잘하는 우리 산악회 회원들은 너무 잘 알고 있는 트레일 이름입니다.
우리 홈피에 가끔 눈팅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 친절한 설명 서비스.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까지 뚜벅뚜벅 걷는 길이 줄여 '피시티'라 부릅니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이 본명이고요 ‘미국 국립 경관 트레일’으로도 불립니다.
길이가 자그마치 2,653마일(4,270km).
태평양을 볼 수 있는 산맥의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연속적인 길.
이맘때쯤 산행에서 그들을 만나면 반가워 간식도 나누곤 합니다.
산야가 제철을 맞은 봄 날답게 싱그럽고 푸릅니다.
지난달 만났던 상고대는 꿈 인양 간곳없고 여름에 접어드는 태양이 뜨겁습니다.
쉬지 않고 올라 윈드 갭에 도착합니다.
바람통이라는 윈드 갭 말 그대로 바람이 제법 붑니다.
그러나 지난 달 만났던 매운 삭풍이 아니라 봄답게 따듯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우째 예감이 이상합니다.






뜨겁기 조차한 햇볕 때문에 능선 남쪽은 눈이 없는데 북쪽은 다릅니다.
고도가 높은 탓인지 북쪽 사면 트레일을 눈이 점령해 있는 곳도 보입니다.
이쪽 북사면은 가파르기에 눈이 있다면 위험한 곳입니다.
그래 가끔은 위험을 피해 아이슬립으로 산행지를 바꾼 적도 몇 번 있었지요.
유회장과 강희남회원께서 크램폰을 꺼내 신습니다.
4월이라는 달력만 믿고 크램폰을 창고에 처박은 누구는 벌을 받습니다.
그러나 눈 없는 양지쪽을 찾아 오르면 되니까 포기는 없습니다.
크렘폰 없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위험을 피한 댓가로 눈 없는 봉우리 찾아 몇 개 더 넘는 알바를 했지요.
세상살이가 그렇듯 인생에는 항상 나쁜 것도, 언제나 좋은 것도 없습니다.
이름 없는 봉우리와 능선에도 사람의 흔적이 보입니다.
아마 PCT 팀들이 나처럼 눈을 피해 알바를 한 흔적일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눈이 호강합니다.




미련처럼 남은 눈과 푸르른 산야 넘어 아득한 모하비 사막.
이곳은 3계절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눈을 만나면 겨울이고 청솔가지마다 물오른 색감을 보면 봄.
반 티셔츠 반바지는 여름입니다.
전세 낸 텅 빈 트레일을 휘적휘적 걷는 맛은 아는 사람만 압니다.
눈을 피해 양지쪽을 걷다 보니 눈 아래 트레일에 반가운 사람이 보입니다.
뚜벅이 눈에는 뚜벅이만 보이는 법이고, 뚜벅이 내공을 금방 알아볼 수 있습니다.
PCT 팀이 분명한 백인 커플입니다.
“여보세요! 모퉁이를 돌면 눈이 깊습니다. 위험해요.”
그 말에 그들은 배낭에서 크램폰을 꺼내 흔듭니다.
그들의 미소가 내게는 아픕니다.
크램폰을 미처 챙기지 못한 칠칠함을 지적하는 미소에 한 방 먹은 거 같습니다.
눈길에서 우리 팀을 만난 확인된 그들은 역시 PCT 팀이었습니다.
여기도 눈이 많은데 산하신토와 배든 파월 눈을 어떻게 통과했을까요.
지난 달인 3월 17일 멕시코 국경 출발점 ‘캄포’를 떠났답니다.
우리를 만난 게 4월 13일이니 산속에서 먹고 자며 27일째 걷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전체 구간 2,653마일을 생각하면 이제 시작인 셈.
걷고 걸어 언제쯤 캐나다에 도착할까요?
무엇이 이들을 장기 뚜벅이로 만들었을까요?
직업은? 왜 떠났는가? 어디 사냐? 이름은? 이런 질문은 이들에게 실례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트레일 닉 네임’을 지어 그걸로 부르고 불립니다.
반 정도 밖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PCT에서 좋은 결과 만들기를 응원합니다.






이쪽 조용한 등산로는 제프리 소나무 숲길이 일품입니다.
고산에는 특유의 향기가 존재합니다.
깊은 심호흡.
3계절을 경험하는 날씨 좋은 날의 조용한 행복.
샌 개브리얼 산맥을 보며, 만지며, 걷는 중, 청정에너지 자동충전 중.
눈앞에 우뚝 목적한 히킨스 봉이 다가섭니다.
원래는 능선을 돌아가야 하지만 눈 때문에 직등으로 히킨스를 올랐습니다.
텅 빈 정상엔 판자로 만든 낡은 정상 표시판이 보입니다.
우리뿐입니다.
이 산의 이름 히킨스는 여성 이름입니다.
산 아래 스쿼럴 인(Squirrel Inn)의 인기 있는 웨이트리스였던 넬리 히킨스.
예뻤다는 그녀의 이름을 따서 1900년대 초 이름 지었다는데 사람은 우리 뿐.
아아, 이제 백년도 넘은 할머니이기에 인기가 끝났다는 건가요?
정상이 텅 비어 있어 그런 씰데읍는 상상으로 채워봅니다.






정상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을 먹은 후 하산을 시작합니다.
언제나 정상을 오르는 일은 힘든 작업입니다.
하지만 일주일 일용할 양식은 이미 만땅으로 충전되어 있네요.
우리 산악회가 한국에 이름 알리는데 공헌했던 인물이 있습니다.
존 뮤어 트레일의 주인공 미국판 뚜벅이 ‘존 뮤어’의 말이 떠오르네요.
“산에 올라가 산이 들려주는 좋은 소식에 귀를 기울여 보라.
햇빛이 나무를 감싸듯, 자연의 평온함이 온몸을 감쌀 것이다.
바람이 불어와 기분을 상쾌하게 해 주고 폭풍이 몰려와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반면, 걱정은 낙엽처럼 사라져 버릴 것이다.”





이런 감정이입은 우리 뚜벅이들 특권입니다.
다음 주에도 산이 가득담아 줄 그런 귀한 느낌을 받으러 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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