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5/ 26 발디봉 산행
2026.01.26 14:03


이번 주 발디봉 산행엔 6+1명이 참여했다.
카풀 장소에 모인 인원 중 유씨 성을 가진 낯선 분이 오셨다.
홈피를 보고 유회장과 통화하고 참석했다는 것.
그가 타고 온 오프로드 차와 전문가 포즈가 예사스럽지 않다.


그렇다면 +1명은 누군가?
출발할 때는 +1명이 있다는 걸 까맣게 몰랐었다.
그런데 세상에 이런 일이~!
자신의 거북 걸음이 못미더워 새벽에 홀로 발디를 오른 사람.
물론 그럴 수도 있을 터지만 그 회원 정체를 알고 경악.
바로 주인공이 이규영회원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산악회 여자 회원 중 2026년 발디 초등을 이룩한 인물.
김공용회원 같이 도우미도 읍씨 동계 발디 정상을 오른 인물.
꽁꽁 얼어붙은 정상에서 하마... 회원들 올라 올때를 기다린 인물.
요즈음 결석도 안 하고 산행하더니 발디를 뒷동산으로 여기는 인물.
또 뭐 읍나? 칭찬할 꺼리가...
아아~! 있다.
고속철도 정거장이 자신의 집 앞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확정.
그것 땜시로 열 받아 겨울 발디를 뛰어오른 인물일 수도 있다.
그녀와 정상에서 만난 걸 나중에 알려 줘 알게 되었다.
이제부터 이규영회원을 신사임당과 동격으로 존경할 예정과 생각이 있다.






우야등둥.
맹커플렛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하니 물소리가 요란하다.
지난주 아이스하우스 캐년 물 잔치를 겪었듯 발디도 물풍년.
눈 풍년 대신 물풍년.
정상도 북사면 다리렉트 코스에도 눈은 없다.
하지만 고도를 올리면 표면이 얼어붙은 눈은 분명히 존재할 터.
과연 샌 안토니오 폭포는 근래 보기 드물게 물 폭탄이다.
폭포 소리가 우렁차다.
그런데 힘센 폭포는 내 몸으로도 들어왔다.
갑자기 콧물이 터졌다.
신실한 전도사님들 방언 터지듯 콧물이 폭포가 되기 시작.
눈은 없지만 결빙의 계절 갑자기 겨울 찬 공기를 흡입한 탓.
평소에도 알러지 비염이 있긴 했다.
콧물 폭포가 장난이 아니다.





잔머리 굴리기 시작.
인터넷이 터지는 장소를 용케 찾아 챗GPT에 물었다.
“갑자기 차가운 공기를 흡입하며 하이킹을 시작했는데 콧물이 폭포다. 그 이유와 이머전시를 포함. 대처 방법을 알려 다오.”
몇 번 시도 끝에 얻은 챗GPT 답.
“겨울철이나 추운 날씨에 하이킹을 하면 코가 수도꼭지처럼 변하는 현상, 정말 당황스러우시죠? 이는 의학적으로... 몸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코가 제 역할을 열심히 한다는 증거...”

코가 수도꼭지가 된다는 농담까정 이 요물은 정말 징그럽다.
그런데 ‘수도’가 아니라 ‘폭포’라 문제인 것이다.
휴지는 감당이 안 되어 아예 타올을 꺼내 들었다.
아구아구 스키헛에 오르자 타월이 축축.
그래도 욕심이 나 계속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올 해 첫 발디 아닌가.
여기부터는 눈이 얼어 되어 크램폰을 꺼내 신었다.
크램폰이 눈 얼음에 밟히는 소리가 경쾌하다.





폭포 물이 쉬어 가는 걸 본 적이 없다.
그걸 닮아 콧물 폭포도 쉴 생각이 없다.
몇 시간째 쉴 새 없이 킁킁 거리다 보니 이제 콧속이 아프다.
유회장에게 말했다.
오늘은 첫 번째 새들까지만 오를 거라고.
새들 쪽에는 눈이 크러스트가 되어 즐겁게 오르는 코스.
다만 콧속 폭포는 쉬지 않는다.
벌써 몇시간 째 킁킁거렸던가?
새들에서 만세를 부르고 하산을 시작했다.
우리 산악회의 구호.
가는 곳까지가 오늘의 산이요, 내 산인 것이다~!
하산하며 양지바른 바위틈에서 점심을 먹는다.
절경이다.
누구나 자신이 위치한 곳에서의 풍경은 언제나 새로운 법.

강희남 회원께서 이번 산행에서 발견한 '큰 바위얼굴' 인데, 자세히 감상 하시길
연신 훌쩍이며 파노라마을 이룬 산맥을 점검한다.
저 산은 텔레그라피, 저건 팀버, 쿠카몽가, 빅혼, 온타리오...
정상에 안 가도 산행이 재미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후~ 물론 정상에 미련이 남아 정신 승리를 한 것도 맞긴 하지만.






홀로 하산을 마치며 점검한 산행은 5시간.
콧물 폭포가 더 심해졌다.
흘려보낸 양이 2리터는 될 성싶은데 지금도 그칠 생각이 없다.
2026년 첫 발디 산행인데 정상에 대한 미련이 좀 아쉽긴 하다.
우리 회원들이 곧 정상 사진을 보내올 것이니 그것으로 대리만족.
뒤풀이를 김종두회원이 쏜다는데 멈추지 않은 폭포가 문제.




집에 와 화장지를 잔뜩 풀어 놓고 숙제 중.
정상과 뒤풀이 사진을 보며 대리만족했음을 알린다.


김종두회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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