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랜만에 보는 비와 함께 하는 산행이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 아마도 Super El Nino 가 시작된다는 전조가 아닐지... 아무튼 비로 인해, 또 그리고 다른 팀은 노동절 연휴 캠핑에 가 있는 여유로 인해, 오늘도 나홀로 산행이 되었다. 항상 붐비던 주차장도 오늘은 널널하다.
출발할 때는 비가 약간 주춤하는 기색이 있어 금방 그치겠거니 하면서 뜨거은 햇볕이 없어서 너무 좋다 하면서 Go go. 땅은 촉촉하고 산행길 옆의 풀들은 고개를 잔뜩 세우고 비를 반기고 있다. 풀냄새, 꽃 향기가 강렬하게 다가와 코를 시원하게 뚫어주고 있다.
좀 올라가다 보니까, 산 밑에서 시작된 물안개가 거침 없이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가고 있는데 그 속도가 제법 빠르다. 그러더니만 온 세상이 물 안개로 순식간에 덮혀 버렸다. 자연의 조화는 정말 경이롭구나 하는 감탄을 하면서 Saddle 에 도착하니 항상 있던 성조기나 호랑이 깃발등이 하나도 없다.
조금 쉬고, 이제 좀 경사가 완만해 지니 느긋하게 호흡에 집중하면서 걸어본다. 내쉴 호, 들이쉴 흡, 즉 내쉬는 게 먼저다. 요즘 머리에 쌓여있는 스트레스를 내쉬는 숨과 함께 내보내고자, 비옷 머리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집중해 본다. '투닥 투닥 투다닥, 투닥 투닥 투다닥' 머리 위에 떨어지는 차가운 빗물에 씻겨 스트레스가 발가락으로 몸에서 빠져나가는 느낌을 즐기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정상!
비는 하루종일 제법 드세게 내리고 있다. 점심 식사 후 내려 오는데, 비에 젖은 몸이 약간의 한기를 느낀다. 얼른 집에 가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는 즐거움을 생각하면서 하산 완료!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