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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나비야 청산가자」

2006.05.10 01:12

김동찬 조회 수:791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 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
    
     작자 미상(조선시대) 「나비야 청산가자」전문

'청산(靑山)'은 고시조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고려시대의 「청산별곡」에 나오는
"살어리 살어리랏다, 靑山에 살어리랏다/머루랑 달래랑 먹고 靑山에 살어리랏다"란 구절
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청산은 그냥 푸른 산이 아니다. 속세의 번잡함으로부터 벗어나
때묻지  않은 자연이 숨쉬는 이상향이다. 그곳은 신선이나 죽은 자만이 갈 수 있는 세
계가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우리의 주변에 공기나 물처럼 존재하는 곳이다.
이 시에서도 화자는 나비도 부르고 범나비도 벗삼아 훨훨 청산으로 날아가려고 한다.
화자는 '나비처럼' 그곳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나비 그 자체가 된다. 그래서 가다가 날이
저물면 꽃이나 잎에서 잠도 자면서 쉬엄쉬엄 그곳으로 가려고 한다. 소박한 조상들의 자
연 친화적인 세계관이 담겨있다.
청산으로부터 너무 멀어진 삶을 살고 있는 내 자신을 돌아보니, 옛 사람들의 풍류와
넉넉함이 그립다. 한 마리 나비가 되어 그 분들의 뒤를 좇아 날아가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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