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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구름과 꽃」

2006.05.23 23:49

김동찬 조회 수:421

구름이 내려와서 산몸을 돌아돌아 
산마루에 풀어놓은 젖빛 촉촉한 체온
옷 벗고 사르르 들면 
혼절해 쓰러지는 꽃

    최경희 (1932 -  ) 「구름과 꽃」전문

   이렇게 육감적인 시도 있을까. 단어 하나 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구름이 산의 몸을 돌다 
젖빛의 촉촉한 체온을 산마루에 풀어놓는다. 마침내 옷을 벗고 꽃은 사르르 혼절하고 만다. 
   시의 역할 중에 하나는 세상의 이치를 밝히는 일이다. 그래서 삼라만상을 지배하고 있는 
음양의 조화는 시인이 놓칠 수 없는 중요한 화두이자 시의 주제이기도 하다. 
음양이 완전한 합일을 이루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순간은 그래서 아름답고 진지하다.
   이 시는 사랑에 빠져있는 젊은 시인이 쓴 게 아니다. 미주에서 시조운동을 벌이고 있는 
최경희 시인이 칠순 인생의 경륜과 미학을 담은 절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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