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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조국」

2006.05.28 03:21

김동찬 조회 수:433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에인 사랑
손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통곡도 다 못하여
하늘은 멍들어도
피 맺힌 열 두 줄은
굽이굽이 애정인데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처럼만 여위느냐.

       정완영 (1919 -    )   「조국」 전문

이 시는 1962년에 발표되고, 1969년에 출판된 <채춘보>란 시조시집에 실렸던 정완영 원로 시조 시인의 대표작이다.
작가의 증언에 따르면 씌여진 해는 그보다 앞선 1948년이다. 그 시기는 감격적인 해방을 맞았지만 140여개의 정치단체가 난립하고 좌익과 우익이 싸워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극도의 혼란이 나라를 뒤덮고 있을 때였다. 정완영 시인은 그런 조국이 너무나 안타깝고 슬퍼서 정석모 시인과 그런 마음을 담은 시를 써서 서로 나누어보고 울분을 토로하곤 했다고 한다. 요즈음 조국의 혼돈되고 분열된 모습을 보니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처럼만 여위느냐" 하는 결구가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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