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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오늘의 산행끼..

2006.06.26 14:27

필립 조회 수:535





시작은 좋았읍니다.
사진도 예전처럼 찍고...

산에 막 오르기 시작하면서 선두그룹 사진은 한영세회원께 부탁을 하고
후반그룹은 제가 찍기로...아주 조직적인 시작이었읍니다.
시작만 그랬읍니다.

Mt. Wilson 역시 더위와의 싸움이었고
그랜드캐년을 가기전의 연습이라고..웃으며 얘기하며 올랐읍니다.
처음에만 그랬다는 얘깁니다.

1시간을 지나도 땡볕을 피할수가 없었읍니다.
어떻게 이렇게 더운날을 꼭 바람도 한점없는건지.
입에서는 단내가 나온지 벌써이고..
준비한 물은 자꾸 줄어만 갔읍니다.

어느순간 몸안의 에너지가 한꺼번에 몰려나가면서
다리가 풀리기 시작했읍니다.
그러고도 한참을 가니...앞으로 5 1/4 마일 남았다는 표시판이 나오더이다.

마침 작은 그늘들이 띄엄이 나오면서 살았다 싶었는데
조금 쉬어가면 좋겠다 싶었는데..
언듯 내 머리통만한 모기들이 달려드는데 기겁을 하고 발걸음을 옮겼읍니다.

방충망을 머리에 뒤집어 썼읍니다.
그 망이 무어그리 바람을 막을수 있겠읍니까만은
워낙이 한점없는 바람이 방충망때문인듯 하여 수시로 벗었다가 또 썼다가 했읍니다.

앞뒤로 이미 우리 회원들은 없고
이제 그만 가도되겠구만...누가 오라지도 않았구만..
몽롱한 발걸음은 자꾸 올라가는 경사를 따라갑니다.

이젠 진짜 그만 올라가리라..
더 이상 오르는건 바보 멍청이짓이리라.
표시판에 2 3/4 마일을 뒤에 뚝 떼어내고 2마일로 읽은 실수도 있지만
왜 하필 그때 윌슨꼭대기의 라디오스테인션이 보이는거야.

발목과 정강이에서 나는열을 식힐요량으로 바지를 걷어부치니
B형 혈액을 좋아한다는 모기들이 일개 사단으로 몰려와 그리도 못하고 얼른 바지를 내리니..
한번 바깥바람 쏘인 종아리가 또 난리를 피우더군요.

허허...그것참...
그리고도 한참을 올라 좁은 산길을 따라가는데
멀쩡하게 땀도 식히신분들이 내려오더이다.
반갑게 날보며 하시는 배대관 회장님의 첫마디가..
'아! 필립씨.. 수고해요.  5분정도만 가면 되니까..후딱 같다와요'

아니..지금 내 발은 단 한발짝도 내딛길 거부하는구만
무에 그리쉽게 후딱 같다올수 있다요...
내 모양이 처량해 보였는지 산드라 누님이 냉큼 나와 함께 가준다고 나서는걸
내 몸상태에 발을 질질끌며 내려가야할터...나 혼자 힘들자싶어 마다하고 올라갔읍니다.

정자에 앉아 세상내려보며 혼자 밥을 먹는데..
맹숭한 얼굴로 먹을것 차려들고 오는 차량을 이용해 올라온 가족들이
그렇게 부럽게 보이더이다.

이제 내려가야 하는데....

그만 쓰겠읍니다.
내려가는것 까지 쓰다가는
겨우 다져잡은 산에대한 미움이 다시 살아날것 같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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