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는 밤마다 길을 떠난다.
하늘하늘 밤의 어둠을 흔들면서
수면(睡眠)의 강(江)을 건너
빛 뿌리는 기억의 들판을,
출렁이는 내일의 바다를 날으다가
깜깜한 절벽,
헤어날 수 없는 미로(迷路)에 부딪히곤
까무라쳐 돌아온다.
한 장 검은 표지를 열고 들어서면
아비규환하는 화약(火藥) 냄새 소용돌이.
전쟁은 언제나 거기서 그냥 타고
연자색 안개의 베일 속
파란 공포의 강물은 발길을 끊어 버리고
사랑은 날아가는 파랑새
해후(邂逅)는 언제나 엇갈리는 초조(焦燥)
그리움은 꿈에서도 잡히지 않는다.
꿈길에서 지금 막 돌아와
꿈의 이슬에 촉촉히 젖은 나래를
내 팔 안에서 기진맥진 접는
아가야 !
오늘은 어느 사나운 골짜기에서
공포의 독수리를 만나
소스라쳐 돌아왔느냐.
정한모 (1923 - 1991) 「나비의 여행」 전문
아가는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는 꿈을 꾸다 절벽과 전쟁, 독수리 등을 만나고 소스라쳐 돌아온다. 일제로부터 갓 벗어난 아가였던 우리 조국은 전쟁의 참화를 겪은 지 반백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악몽을 꾸고 있다.
그래서 전쟁은 결코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
그러나 대화와 눈물 만으로 막을 수 있는 전쟁이 있었던가. 전쟁에 휘말려 목숨과 가족을 희생시킨 분들 덕택에 자유와 생존을 누릴 수 있었던, 전후세대인 내가 너무 간단하게 전쟁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늘하늘 밤의 어둠을 흔들면서
수면(睡眠)의 강(江)을 건너
빛 뿌리는 기억의 들판을,
출렁이는 내일의 바다를 날으다가
깜깜한 절벽,
헤어날 수 없는 미로(迷路)에 부딪히곤
까무라쳐 돌아온다.
한 장 검은 표지를 열고 들어서면
아비규환하는 화약(火藥) 냄새 소용돌이.
전쟁은 언제나 거기서 그냥 타고
연자색 안개의 베일 속
파란 공포의 강물은 발길을 끊어 버리고
사랑은 날아가는 파랑새
해후(邂逅)는 언제나 엇갈리는 초조(焦燥)
그리움은 꿈에서도 잡히지 않는다.
꿈길에서 지금 막 돌아와
꿈의 이슬에 촉촉히 젖은 나래를
내 팔 안에서 기진맥진 접는
아가야 !
오늘은 어느 사나운 골짜기에서
공포의 독수리를 만나
소스라쳐 돌아왔느냐.
정한모 (1923 - 1991) 「나비의 여행」 전문
아가는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는 꿈을 꾸다 절벽과 전쟁, 독수리 등을 만나고 소스라쳐 돌아온다. 일제로부터 갓 벗어난 아가였던 우리 조국은 전쟁의 참화를 겪은 지 반백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악몽을 꾸고 있다.
그래서 전쟁은 결코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
그러나 대화와 눈물 만으로 막을 수 있는 전쟁이 있었던가. 전쟁에 휘말려 목숨과 가족을 희생시킨 분들 덕택에 자유와 생존을 누릴 수 있었던, 전후세대인 내가 너무 간단하게 전쟁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나비를 '기러기'로 바꾸고 나면. 해후(邂逅)는 언제나 엇갈리는 초조(焦燥)란 귀절에서 승질 난다.
다시 말해, 만남은 언제나 피 말리는 그리움.
애구.
오늘도 그 깊은 사연에 눈물 흘리려다 참고 선배님들과 술 한잔 했다는 나비의 말을, 꽃이 믿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