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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도라지꽃」

2006.07.27 22:42

김동찬 조회 수:539

칠월 장마철
늘비한 도라지밭 좀 봐
모시적삼 흰소매 들어
꽃 이름 일러주는 고모 좀 봐

살았을 적 죄란 죄는
불질러 빻아
죽어서는 온 바다 위
나드릿길 트고
가끔가끔 눈비로나 찾아오더니

장마철
연일 비,
도라지밭에 내려
도라지꽃 좀 봐
고모 좀 봐

흰 소매 푸른 소매
흔드는 것 좀 봐
난 알어, 그 말 뜻
난 알어,
저무는 도라지밭에 비 맞고 섰네

      이향아 (1938 -   ) 「도라지꽃」 전문

저무는 도라지 밭에 비 맞고 서서 흰 소매, 푸른 소매 흔드는 고모의 말뜻은 무엇일까. 화자가 고모의 나이가 돼서야 비로소 알 수 있게 된  그 말뜻을 남자인 나는 도무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시에서 고모에게 내리는 장마비가 말뜻도 모르는 독자의 가슴을 오랫동안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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