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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 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週日),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 tk 2007.05.09 12:00
    시인의 손에서 시가 떠나면 그것은 이미 시인의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 시를 읽는 사람의 몫이 되는것이 아닐까..

    흐르는 세월 혹은 처해있는 시대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시가 있다.
    그런 시가 천상병 시인의 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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