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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2007.05.15 07:02

나마스테 조회 수:474





메일을 한통 받았습니다.
....................................
나마스테 선배님
가정을 사수하기 위해 미국으로 가신지가 어언 3주째에 접어드는군요.
지난주에 사진문제로 김영도 대장과 통화하다가 네팔팀과 만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셔서 일정이 잡히는 대로
연락드리겠다고 금강벨님이 딸랑소리를 울렸답니다. 

우선 신선배의 탈미국일정을 알아야겠기에 이렇게 메일 올립니다. 
오시자마자 물론 무척 바쁘시겠지만 시간을 내주셔야 하겠습니다.
대략적인 귀국 일정 일을 알려주세요. 어찌하다가 딸랑 패밀리의 멤버이자 총무 일을 맡게 되어서
우리 패밀리의 시간 관리에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선배님 회신주시면 바로 실버, 금강에 포워딩하고 김영도선생님과도 스케줄 조정하겠습니다.
따끈따끈한 사진CD도 잘 구워놓았으니 함께 보면서 숱한 추억의 안주로 술잔을 기울여보았으면 합니다. 

코오롱 빌딩에서 실버벨 올림 
..............................................................
이상, 무신 암호 비스므리하며 아리까리한 메일이 왔습니다. 그래서 때깍 답장을 썻지요.



참, 이해를 돕기 위하여 부연 설명을 드립니다.
지난 달 네팔 여러 행사에 참석했다가 제 아이디어로 결성 된 모임으로 이름이 “딸랑이 클럽”입니다.  

한국 에베레스트 초등 당시의 대장님 함자가 김영도씨입니다. 여든 네 살인데도 너무 정정하시고
지금도 산정신이 파랗게 살아 계신 어른이지요. 저서도 15권인가를 가지고 계시기도 하고요.
그분을 모시고 일주일 네팔 효도 여행을 했는데, 진심으로 존경하는 그분에게 누군들 딸랑거리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순전히 연필 나쁜 탓에 공부를 못한 저는, 대신 계룡산 도사에게 작명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러므로 즉각 클럽이름이 지어졌고 품위와 그릇에 따라 4단계 딸랑이로 구분했습니다.
골든벨, 실버벨, 스톤벨. 그리고 그 딸랑이를 한방에 압도한 다이아몬드 종,
즉 금강벨로 나눈 거지요.  

사실 어디가면 하루 종일 웃지도 않을 폼 나는 분들이었으나,
나마구신의 썰에 누군들 웃지 않을 사람 있겠습니까.
금강벨님이 누군가는 죽어도 못 밝힙니다.
본인은 모르고 있으니까요. 만약 알면 저는 죽음입니다.
참고로 저는 스톤벨입니다. 돌 종이라는 말입지요.


다음은 답장 내용입니다.
........................................
찬미 딸랑~
우선 두 가지 감사의 종을 울리겠노라.

첫째, "가정을 사수하기 위해 미국으로 가신지가 어언 3주째에 접어드는군요."라는, 부분에 대한 감사의 말씀.

3주째 숱하게 얻어터지고, 밟히고, 꼬잡히고, 양쪽 귀가 멍멍한 언어폭력에 시달리며,
쌍코피가 줄줄 그칠 날 없는 밤의 폭력에서, 탈출을 꿈꾸는 빠빠용에게 한줄기 복음이,
청량한 종소리처럼 딸랑딸랑 전해 졌으니, 바로 그 것은 실버벨이 전해 온 딸랑~!
천사 같은 복음이었던 것이다.

"맞아! 그때로 돌아가야 해. 가서 한데 얼려 실버벨 금강벨 스톤벨 화음을 이루는 그곳으로 나는 가야 해."
이런 웅숭깊은 돌 종 소리가 저- 깊은 내면에서 울렸던 것이었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언제 올라도 좋은 산행에 벤또 안 싸주는 마눌 누구에게도 일러 줄 수 없어,
발디 봉 잘 생긴 소나무 붙들고 얼마나 울었던가.

둘째,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사연인즉 그노무 '가정을 사수'한다는 일념 밖에 없다는 점을 혜량해 준 실버벨에게 또 감사.
사수해야지~! 암! 그렇고 말고.
이사 갈 때 먼저 이삿짐 조수석에 안타면 버리고 간다는 숭악한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행위의 이론적 바탕이 바로 '가정 사수' 잖여.
일단은 핍박과 고난의 셋째주를 버텼으니 한 서너달은 잠잠할 터.

그 잠잠이 더 큰 환란의 징조인들 그건 그때 가서 생각 할 일. 인샬라, 나마스테.
다행이 퍼런 지폐에 약한 약점이 마눌에게 있으니 한 구석 믿는 부분은 있고.
18일 오전은 출근하여 "너 서울대 나왔다고 어디 가서 말하지 마라!"라고, 씹었던 박**에게 혼나는 날.
그러나 욕은 왼쪽 귀로 들어 오면 오른쪽으로 흘려보내면 될 일.
고개 주억거리며 "그래 너 잘났다" 추임새 몇 번 넣어주면 오후부터는 후리!
하여 18일 이후는 무조건, 함부로, 악착스레 실버벨 집합 종소리에 따를 터.

언제고 실버벨 맘대로 종을 울릴 것. 단 술 내음 풍기는 저녁에만.
그리하여 이 메일도 좋고 손폰도 좋고 명동성당 파이프 오르간도 좋으니 울릴 것.

이상 명문을 읽고 명문으로 답하여야 한다는 일념으로 샤워 끝내고 밖에 나가
한대 꼬시고 관절 우두둑 소리 내어 한번 꺽은 후,
두두두두 할리데이비슨 모터 소리 내는 지풍을 울리며 답장을 쓴다.

나성에서 딸랑이 클럽에 충성을 다 바칠 각오를 새롭게 다듬은 돌 종이.
딸라~ 아니, 딸랑~ 끝.  



*세 번 함께 한 산행 너무 고맙고 신났고 감사했습니다.
K2 정찰대로 자세한 정보 챵겨 오라는 말씀 찰떡 같이 알아 듣고 임무 수행 만전 기하겠습니다.


*나마구신의 썰에 침 튀기는지도 모르시며 몰입하시는 클럽 딸랑이 모습. 본인은 손만 나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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