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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어느 영가

2007.05.22 11:50

나마스테 조회 수:577






                      천도재(薦度齋) 추도사

가장 높은 정신으로 히말라야를 오르다 산화한 등반가들이여,
여러분이 오르려 했던 고결한 히말라야는 지금도 눈부시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어길 수없는 약속처럼, 매번 검게 탄 얼굴로 우리 곁에 돌아와, 씩- 웃던 그 미소는 어디로 갔습니까?
한 동의 자일, 억센 손에 불끈 쥔 피켈은 어디에 있습니까?
그리고, 손때 묻은 배낭과 한 권의 노트는 또 어디 있습니까?

그대들은 히말라야 바람 되어 흔적조차 없지만, 그대들은 없거나 잊혀 진 게 아닙니다.  
우리는 당신들이 추구했던 꿈과 이상(理想)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당신들이 추구하고 경배했던 알피니즘을 가슴 속에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우리는 당신들을 만나러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에 이렇게 모였습니다.

히말라야를 정상을 향한, 우리 공통의 목표는 참으로 선한 것이었습니다.
산악인들은 마음에 새겨 놓은 진리만을 추구합니다. 아득한 정상에 이르기 위하여 우리 산악인들은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과정 속에 신뢰와 우정을 공고히 했습니다. 그런 의리 속에 동지를 위하여 자신을 양보하고 희생해 왔습니다. 그리하여 줄 하나에 서로의 생명을 묶은 힘겨웠던 등반은, 그 우정의 힘으로 우리를 산정으로 전진 시킨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만 할 수 있었던, 무상(無償)의 행위였습니다.  

지금도 저- 펄럭이는 룽다 넘어, 그대들 닮은 후세 등반가들은 당신을 좇아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당신이 오르려던 정상을 향하여 성스러운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고결한 모습으로 빛나고 있는 히말라야를 오르는 당신의 후배 모습이 보이십니까. 그러므로 당신들은 비록 우리 곁을 떠났더라도, 당신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지켜 나가야 할 의무는, 살아 있는 우리가 간직해야 할 목표입니다.

그런 우리를 좇아, 고귀한 생명을 바친 세르파 영가(靈駕)에게, 하얀 산을 꿈꾸다 훈련 중 산화하여 영원히 차가운 잠을 자고 있을 영령(靈靈)에게도, 나아가 전 세계 산악인 혼백(魂魄)에게도 이 추도사를 바치고자 하는 것입니다.  

좀 더 일찍 찾아오지 못 한 것을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에베레스트 등정 3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여러 산악 동지들이 이곳으로 왔습니다. 여러분들은 비록 우리 곁을 떠났지만, 여러분이 이 추구하고 경배했던 알피니즘은 이렇게 우리 심장 속에 맥박치고 있다는 걸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히말라야는 여러분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기에 숭고합니다.
여러분의 올곧은 정신은 전 세계 산악인 동지들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있고, 영원히 기억 될 것입니다. 세세연연 뒤를 이을 동지들 역시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히말라야를 관장하는 신이시여.
한량없는 자비와 지혜의 힘으로 이들에게 새로운 생을 얻게 하소서.
히말라야를 오르거나, 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동지들을 보호 하소서.
히말라야 상봉에 높은 정신으로 떠돌고 있을 영가(靈駕)를 천도(薦度)하소서.

                               옴마니반메훔

이 글은 지난 4월 1일 네팔 카트만두 세천 티베트 사원에서 거행 된 합동 천도재에서 읽었던 제문이다.
이미 미국에서도 보도를 통하여 알고 있듯 지난 16일 에베레스트 남서벽에서 두 며으이 한국 산악인들이 추락사했다.
그들도 참석했던 천도재는 스스로의 천도 의식이었던가?

한국 산악계와 언론은 그 사건으로  온통 뒤숭숭하다.
너무 잘 알고 있는 후배고 그들의 인터뷰 기사를 썼고, 카트만두에서 에베레스트로 출발하기 하루 전 새벽 4시가 가깝도록 함께 술을 마셨다.
어제 헬기로 카트만두로 내려 온 그들은 한줌 연기로 변하여 히말라야 바람이 되었다.
네팔 주재 기자가 그 모습을 찍어 한국으로 급하게 전송 했다.

사진을 보니 눈물이 난다.
힌두식 화장을 했고 또한 힌두식으로 머리를 삭발한 박영석 대장의 사진을 보다 울컥 코가 매워진다.
우리 죽지 말자.
죽은자는 말이 없는데 산자들이 그 회한을 견뎌야 하는 건 불공평하니까.

두번째 사진은 대원으로 참여 했던 이한구 사진작가의 동료에게 보내는 마지막 고별 모습이다.
이한구는 우리 산악회 막내 이겸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하다.

김명준 형님이 이인정 회장 건물 산악회관에 마련 된 분향소에 재미한인산악회 이름으로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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