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타고 등산을
2007.05.23 01:27

일주일 내내 수학여행을 기다리는 학생의 심정으로 이번 주 산행을 맞이 했다.
기차역에서 만나자는 말만 들어도 어릴 적 서울역의 향수로 많이 설레였다. '전철타고 등산을' 에
기획은 그 동안 우리 회원님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바랐던,산사랑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다각적으로
노력해 왔던 일환 중에 한 부분이다.
"어떤 한 분이 늘 산행을 하고 싶으셨읍니다.그 분은 엘에이 근교에 산이 어디에 있는 줄도 모르고,
게다가 차편도 없으십니다.오늘 재미한인 산악회에서 계획한 목적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이 '어떤 한분'
입니다."라고 회장님이 취지를 말씀하셨다. 여덟시 유니온역 대합실에는 삼십오명이나 되는 새로운 분들이
속속 동참해 주어서 정말 반가웠고 뜻 깊게 되었다.주최측에서는 점심을 준비하여 나누어 주웠고 곧이어
여덟시 반에는 타야 될 전철이 있는 곳으로 다 함께 이동 하였다.대중교통을 이용할 기회를 가진 오늘,
요사이 천정 부지로 오르고 있는 개솔린가격에 대해 마음속으로 시위를 하며 하루라도 개솔린을 절약하게
된데 대해 약간에 쾌감까지 느꼈다.
메트로 골드 라인 전철은 버스를 세개 정도 이은 크기로 아담한 기차였다.자전고도 실었고 큰 여행 가방을
갖고 탄 사람도 보였다.하긴 베낭메고 등산 복장을 한 우리 모임이 타인종들에게는 진풍경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차표 보자는 사람도 없네' 하고 누군가 말하니 ,여행작가이신 이겸씨 말이 아무 표정도 없이
'제가 여행을 좀 해 봐서 아는데요.승객끼리 서로 표검사 해야 되는 걸 꺼예요 아마' 모두들 뜨아하게 쳐다보다가
그만 많이들 웃고 말았다.이어서 작가 선생은 기차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삶은 계란을 소금과 함께 나누어
주었다.구색인 칠성사이다가 있었으면 금상첨화 였을 텐데...
전철은 동네로도 진입하여 지나가는 사람들과 손도 흔들 수 있었고, 부엌에서 설겆이하는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엘에이 강을 지나고 후리웨이 옆으로도 가며 버스를 환승 할 메로리얼 팍 스테이션에서 내렸다.
오늘의 이 여정을 '에코산 미니 트레킹'이라고 제목을 붙여 일년 전 오월을 상기하고 기념해도 좋을 성 싶다.
일년 전 그때 우리 산악회는 모두 한마음이 되어 꿈의 설산 '히말라야 등반'을 떠났다. 김명준 회원이 대표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선 찬란한 쾌거를 이룬 일주년이 되는 때이다.김명준회원은
'에베레스트 정상은 나 개인이 올라간 것이 아니고 산악회 전체회원들이 다 함께 올라간 것입니다.'
라고 말씀하셨다.그 뜻에 부합되는 함께하는 산행을 오늘 실천하고 있다.
버스를 타고 훼어옥스길 북쪽끝 종점에 하차해서 드디어 산으로 향했다.오늘은 밑에서 부터 걸어
준비 운동을 많이 하여서 올라가는 일이 수월 할 것이다.파사디나의 에코산은 낮으막한 산으로 하루
하이킹으로는 적당한 곳이다.뱅글뱅글 돌아가는 산길은 그 동네 곳곳의 풍경을 볼수 있어서 심심치 않게
정상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 곳에는 역사의 흔적이 있어 얘기거리가 있었고,흔치않게
메아리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과학자였던 Mr. Lowe 는 하늘을 나르는 열기구를 만들어 타기를 좋아했고 심취했다.
그리하여 링컨 대통령시절 남북전쟁 때는 열기구를 이용해 정찰병의 임무를 할 수 있었다.전쟁이 승리로
끝난 후 그는 어떤 기념비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열기구를 타고 여러 곳의 산하를 봤을 그는, 자신의 고향과
비슷하게 보이는 에코산이 있는 샌 가브리엘 산군에 반하게 된다. 산 위의 휴향지를 세울 꿈을 품고 동네 유지들과
힘을 모아 먼저 교통과 운송 수단인 산길 철도를 개통시켰다. 세계 최고의 산철도라고 명명하여 1890년에서 1930년
중반까지 운행되었고,지금은 크고 신기한 쇳덩이들과 조금 남은 기찻길이 우리의 상상력을 부추긴다.
그리고 그 운송 시설에 힘입어 호텔을 짓고 수영장과 무도장도 만들고 심지어는 테니스 코트까지 있었다고
팻말에 써있었다. 뒤이어 로우 산 (Mt.Lowe)으로 이름 붙여진 에코산 윗쪽으로는 케이블도 만들어
또 다른 구조물을 세우고 즐겼다 한다. 1905년 어쩔 수 없는 자연 재해인 산불로 안타깝게 모두 소실 되고
우리에게는 이야기의 흔적만을 남겨놓고 있다.
즐거운 점심식사후 여러 선배님들에게서 유익한 말씀도 듣고 하산 준비를 한다.
하산길은 자연을 떠나는 아쉬움을 친구로 동반하여 걷는다.
아래동네 공원에서는 오늘의 리더이신 장 용근 회원이 뒤풀이로 시원한 수박과 음료수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계실 것이다. 새로이 산을 알게 된 여러분들에 소감도 듣고, 이런 행사를 마련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인사도 받았다.
다시 버스와 전철을 타고 유니온 기차역으로 돌아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다음 주 산행을 기약했다.
나는 그 동안 개인적으로 일요일을 산요일이라고 고쳐 부르며 매주산행을 하는 4년차 학생의 신분이다.
그리고 계속 유급되어서 영원히 산학교에서 졸업하고 싶지 않은 학생이다.왜냐하면 지금의 나는 빠져 나올 수
없는 유익한 중독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산을 오를때 다리의 뻐근함,중금속이 다 빠져 버릴 흘리는 땀,그리고
그 흐르는 땀을 식혀주는 남새바람의 시원함,폐부 밑 바닥까지 깨끗이 청소해주는 청정한 공기 이 모든 것에
심하게 중독 되었다.
어렴풋이 나마 산정상으로 오르고 싶은 이유를 알기 시작했다.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산의 속살을 느끼고 만지고 껴안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집에 도착도 전에 다시금 산요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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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을 이용한 산행은 매우 좋은 뜻이 있으니, 후일도 기대가 됩니다.
훌륭한 산행, 좋은 글!! 박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