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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어제의 바리스타, 또는 미래

2007.10.03 09:37

민디 조회 수:585





              어제의 바리스타 , 또는 미래
  
    어제 밤은 유난히 더 깜깜했다.부끄러움에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잔 것이 이유일까?. 그 캄캄한 속, 미련이 나란히 누워 있었고 팔벼개는 회한이  해 주어 함부로  잤다. 아침이 되어 또 다른  태양은 떠 오르고  저들과 영원히, 아니 오랫동안 함께 하지도 못한다.그래도 그들로 부터 한시 라도 빨리 도망치고 싶어 나를 찐하게 유혹해 줄 향기를 찾는다.
커피를 만드는 동안에, 그 행복한 향기로 머리 속에  안개가 부드럽게 걷혀진다.  헬륨이라는 기체는  풍선을 둥둥 띄워 모임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커피향의 기체는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기분을 두둥 깨운다.

  다음은 따뜻한  커피 잔을 두 손으로 감싸 본다.   깜깜한 액체가  향기를 내  뿜으며 입술을 갖다 대기를 기다린다. 차에 특성인 카페인의 쓴맛,   떨떠름한 맛과 약간 시큼한이 어우러진  따뜻한 액체를 마시며 나  자신에 어떤 각성을 기대한다.

    마실 때는  늘  잠깐 망설인다. 설탕이나 크림을 넣을까 말까 하는 소소한 갈등이다. 별로 유익하지 못하다고 하는 것이 이유이다. 혼자사는 나에게 만약  남자가 꼭 필요하다면 이런 첨가물 정도 가 아닐까 하고 잠깐 생각해 본다. 그다지  영양가도 없는 설탕이 순간에 달콤한 맛과 기분은 내어 주기도 하니까.

  얼마 전 컨벤션 센터에서 성조기도 흔들었으니 이제는 아메리칸 스타일(블랙커피)로 가도 될 것 같아  갈등이 많이 줄어 들었다.

    내 유년시절의 향수, 그 곳에는 늘 할머니가  있다.커피의 추억 역시  그렇다. 할머니가 타 놓은 커피를 홀짝홀짝 뺏어먹은 게  커피 역사 시작이다. 우리들은 ‘할머니표 다방 커피’를 너무도 좋아했다. 그 당시 양키 장사한테 샀을 멕스웰 커피 한 숟가락과  걸쭉하게 농축된, 깡통 겉면에 카네이션이 그려있는 연유라 불리 웠던 것을 적당히 넣은 것은  정말 맛있었다.달고 쌉싸름한  그 맛은 소녀에게는 이제 막 탐미하고 싶은 이국의 첫 맛으로 아주 걸 맞았다.

   할머니가 진지하게  끓는 물을 부어 맛을 내시는 동안 ,나는 항상 깡똥 겉면에 묻곤 했던 흘러내린 우유를 손가락으로 쓱 문질러 먹었다.정말 감미로웠다.그러다 가끔 시험 기간중에는,  듬뿍 한 잔 타 주시고는 하셨다. ’잠 쫒고 공부 해야지’.  그런 후로 이 구실 저 구실로 커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가장 좋아하는 음료가 되었다.

    요사이 소위 시청률이 높다는  테레비젼 드라마를 보게 됬다. 근사한 커피점을 중심으로, 요사이 젊은 사람들에게 있을 법한 여러 형태의 사랑얘기가 어우러져 있다.그 곳에서  친숙한 ‘바리스타’란 단어가 자주 나왔다.  그래서 생각이 났다.아참 나도 어설프나마 잠깐 바리스타 흉내를 몇개월 냈었지.

    지난 해 한국에 갔을 때 얘기다.
정말 우연히 커피에 대해  좀  접해 볼 기회를 가졌다.서울에서 그저 심드렁하게 지내자니 내딴에는 의미를 부여해서 국토종단을 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친척동생이 제안을 냈다.
동생의 아는 분이 이태원에서 한국 전통 공예품 선물가게를 차리게 됐는데 한 귀퉁이에 커피카페로 빌려 줄 수 있다고 해서 연습삼아 해보게 됐다.이태원은 외국 대사관저가 많은  약간 특수한 곳이다.손님에 대부분이 영어를 쓰나 내가 장사를 하는 데는 별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마침  여기 엘에이에 사는 사촌 커피 공장이 한국에도 대리점이 있어 제반에 준비를 할 수 있었고 교육도 받을 수 있었다.그리하여 잠깐이나마 바리스타에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비리스타(Barista)란 말을 검색을 해보니  이탈리아어로 ‘바 안에서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이다.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와 구분해서 커피를 만드는 전문가만을 가리키며 ,좋은 원두를 선택하고 커피머신을 완벽하게 활용하여 고객의 입맛에 최대한의 만족을 주는 커피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라고 쓰여 있다.

      내가 배운 바로는 커피원두의 신선도가 커피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관건이  된다.콩은 볶은지 두주가 지나면   확연이 향이 없어지기 시작한다.그래서 대형 커피점에 이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물량을 빨리 소비하기 때문에 신선도 유지가 용이하게 되고 항시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바리스타 직업을 가진 사람은 대체로 젊은 남성이었다.한 번은 바리스타 대회라는 것이 열리는 곳을 가보게 됬는데 실제로 남자 일색이었다.
맛의 감각, 손의 감각등 세밀한 감각적인 일을 하는 것이니 순발력을 요하는 젊음이 필요충분 조건일 것이다.나는 이런 생리적이고 물리적인 요건과는 무관하게  아줌마 정신으로 밀고 나가는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커피가 정말 좋다니까’

    커피점에 여러가지 다른 맛의 커피들은 먼저 에스프레소콩을 갈아, 압축하여 짜낸다.이때 정확한 맛을 내기위하여는 초를 다투는 데, 간 커피에 입자의 크기와 압축정도로 시간 차이가 현저히 나게 된다. 입자가 커서 내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신맛이 많이 난다.기계에는 초침이 있어서  정확하게 맛을 가늠 할 수 있다. 한잔에 20초에서 24초  사이에 나오는 원액이 가장 잘 되어 나오는 상태이다.이 원액의 우유 거품을 얹고  계피가루를 뿌린 것이 카푸치노라 부르고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넣는 것이 카페 라떼 다. 우유로 거품을 만들 때 온도가 중요 한데 많은 숙련을 거쳐  용기를 만지면서 손 대중으로 익혀야 한다. 우유를 따뜻하게 할   때 약간의 응고가 생기는 데  그 것을 이용해 여러가지 문양을 만드는 것도 바리스타가 해야 할 몫이다. 나도 하트,나뭇잎등 간단한 것을 만들 곤 했다.


    그럭저럭 하는 사이에 여름방학시즌이 되었다. 외국인이 많았던 동네 특성상 아이들을 데리고  대부분  고향으로 가는 바람에 바깥 날씨는 무더웠지만  가게 안은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그 동안 렌트 했었던 기계, 남은 커피콩들을 다 반환하고는  수습시절을 마감하고 나도 잠정적  방학을 하고 말았다. 미국에서 수입한 커피로  영어를 말하며  장사를 한 특이한 경험을 한 것이다.


     한국 젊은이들에게 다방에 대한 향수 유무는 모르겠지만  ‘별다방(스타벅스)’ 이니’콩 다방(커피빈)’이라 부르며 분주하게 들락 달락 하고 있다. 길에는 종이컵에 커피를 들고 다니는 젊은이들의  유행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나는  아직도 내 소유의 다방 이름 짓기를  포기하지 않고,  커피를 다시 만들 수 있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초보 바리스타인 나는 서울 에 남겨놓고,  나만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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