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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앨범방

Mt 발디봉 산행

2022.03.21 14:53

관리자2 조회 수:165

풍경 1

 

12일 새해 첫 산행은 산악회 관례처럼 Mt발디를 올랐다.

눈 풍년을 이룬 백색의 설산 Mt발디에서의 그야말로 눈부신 산행.

 

오늘은 320, 9명의 회원이 정기산행으로 찾은 발디였다.

첫 산행으로부터 108일 만에 다시 만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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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3개월은 긴 시간이 맞다.

봄을 맞은 트레일 헤드는 온통 싱그러운 초록이다.

 

그런데 그 많은 눈은 어디로 갔을까.

샌안토니오 폭포소리가 세차다.

눈이 녹은 물이 골골 모여 떼 창하는 우렁찬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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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근처엔 차마 떠나기 싫어 버티고 있는 잔설이 보인다.

그러나 이미 대세는 봄.

가난했던 시절 아이들 얼굴에 핀 하얀 버짐처럼 군데군데 남은 잔설.

 

누가 막거나 손사래를 쳐도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또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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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2

 

골수 선배 산악인의 장례식이 오늘 있었다.

아픈 기억.

함께 산에서 땀을 나누던 우리회원을 보낸 후 1달쯤 흘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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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산행으로 Mt 배든 파월을 오른 후 하산을 즐겁게 재촉하던 길.

형수와 함께 올라오고 있던 선배를 외길 등산로에서 만났다.

 

아아... 형님, 이제 정상은 코앞이네요.

건강한 모습 볼 수 있어 너무 반갑습니다.

꼭 정상 찍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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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인사가 아니었다.

그 선배는 몸이 아픈 상황이며 예후가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평생 산을 오른 선배를 산에서 만난 산후배는 대체 무슨 말을 건넬까?

 

... 이게 내 생에서 마지막 산행이 될 거 같아.

곁에 있던 산악회 동료들도 그때 그 선배의 말을 기억하고 있다.

그게 그 선배의 마지막 산행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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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장례라는 부고를 받았다.

 

Mt 발디를 오른 후 간단한 뒤풀이를 끝내고 회원들과 장례식장을 찾았다.

많은 산악인들이 모였고, 영상 속 그 선배는 속없이 웃고 있었다.  

 

풍경 3

 

우리 산악회는 세상을 즐겁게 사는 사람들의 교집합이다.

매 주 한 번씩 원족 같은 산행을 하며 세상 살 만하다고 믿는 사람들.

 

누구 대단한 사람들 있어 매 주 우리처럼 소풍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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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오늘 발디 계곡의 물소리는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눈물(雪水)인가, 눈물(目水)인가.

 

햇볕에 야위어가면서도 차마 떠나기 싫어 녹아내린 시간의 눈물.

떠 날 때를 알고 요란하게 산을 내려서며 겨울이 되면 설국으로 다시 만날 거라는 눈물.

 

아마, 두 가지 다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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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건 아름다운 일.

단풍이, 낙엽이, 떠나지 않고 가지 끝에 매달려 있다면, 이 봄 새싹은 어떻게 필까.

 

하여 아름다웠던 설국 Mt 발디의 변신은 아주 자연스럽고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곰곰 생각하면 우리가 상상했던 눈물은 두 가지뿐이 아니었다.

오늘도 오를 수 있어 범사에 감사하는 눈물까지 세 가지가 되어야하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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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 4

 

오미크론으로 세상이 시끄러워도, 스키크론으로 이긴다며 유럽을 휩쓴 회원.

거기도 봄인데 별 수 있나 이 되니까 산악회로 복귀.

 

배신한 산 배산이라 호를 하나 선사했지만 반가운 건 어쩔 수 없네요.

오랜 만에 반가운 얼굴을 보여준 태미김 회원이 고맙게 뒷풀이를 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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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하나 더 추가.

​​​​​​​

고마워 눈물을 추가한 게 아닙니다.

공짜라고 퍼 담은 야채에 멕시코 청양고추 쎄라노(Serrano)가 범인이네요.

 

워찌되었던 감사드리고 눈은 이제 물이 되었으니 자주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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