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6/ 23. 인스피레이션 포인트(Inspiration Point) 산행
2023.04.17 13:01
오늘 산행에는 모두 10명의 회원이 참여했습니다.
원래 가려 했던 산이 도로가 막혀 이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카풀로 밀러드 트레일 헤드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마운틴 로우Lowe가 최종 목적지였지만, 시간을 재며 인스피레이션 포인트까지 왕복하기로 했습니다.
밀러드 주차장은 초록물감을 풀어 놓은 것처럼 싱싱한 곳입니다.
잦은 비에 곁에 흐르는 개울의 수량도 제법 됩니다.
처음 이곳을 온 회원들이 놀라는 눈치입니다.





언제나처럼 “무릎에 대한 충성 기도문” 낭송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은 선셋 리지 트레일Sunset Ridge Trail입니다.
이 길은 마운틴 로우 로드Mount Lowe Road와 두 번 교차하며 에코봉에 도착합니다.
봄볕이 따갑습니다.
불과 두 주전만 해도 ‘춘래불사춘’이라고 눈 산행을 했었지요.
이제 완벽한 초록세상입니다.
물론 발디봉처럼 고도가 높은 곳엔 아직 크렘폰이 필요하겠습니다.





정말 초록 물이 들 것 같은 싱그러운 길입니다.
등산로 곁 풀잎들도 기름을 발라 놓은 것처럼 반드르르하네요.
가끔 등산로에 아치를 만들며 핀 보랏빛 꽃 이름은 모르지만 그 향기가 참 좋습니다.
고도를 높여 다시 만난 로우 도로를 횡단한 후 이제 철거된 철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철길이 만들어졌다는 건 그 만큼 경사가 없다는 것이네요.
예전 철도가 달렸던 길을 따라 다양한 전망을 즐기며 룰루랄라 걷습니다.
우리가 걷는 길은 예전 철길 콘크리트 구조물의 잔해가 많이 보입니다.
산림국에서 마련한 옛날 철도 안내표지를 통해, 그 당시의 모습을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드디어 에코 마운틴 정상입니다.
여기서 산행을 마치고 돌아간다면 왕복 7.5마일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산악회는 그 정도로는 만족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인스피레이션 포인트까지는왕복 4마일.
그러므로 총 11.5마일 산행이 오늘 계획입니다.
에코 마운틴에서 캐슬 캐년Castle Canyon 등산로를 따라 걷습니다.
우람한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가 청량합니다.
지구촌이 요즈음 이상기후로 시달린다는데, 사막성 기후인 LA는 온대지역으로 바뀌는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계곡마다 물이 넘치고, 산야가 이렇게 푸르를리가 없습니다.
지그재그 오름길이 힘듭니다.
가만 보니 남자들보다 여자회원들이 더 잘 걷습니다.
“음메, 기죽어” 혹시라도 들릴까 속으로 만 한마디 합니다.





드디어 인스피레이션 포인트에 도착했습니다.
LA주변 도시들과 멀리 카타리나 섬을 볼 수 있는 관측 튜브 컬렉션이 보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맑은 날에 카탈리나 섬을 본 적이 있습니다.
유용식 선배님을 비롯 이순덕씨 등 열 명 모두가 인스피레이션 포인트까지 올라왔습니다.
즐거운, 그러나 빡센 노동 끝의 점심은 맛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점심을 먹고 오지랖도 넓게, 로우 캠프그라운드가 잘 있나 확인하러 갔다 왔습니다.
캠프 곁 계곡물에서 백인 마운틴 바이커 두 명의 옷을 벗고 목욕을 하고 있습니다.
그 옷을 훔쳐 도망가면, 그들은 선녀... 아니지 선남이 될까요?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휘파람이 나온다는 건 기분이 매우 좋다는 시그널입니다.
우리 산악회 막내 노동철 회원은 오르는 산마다 초등입니다.
이런 속도로 초등을 이룩해 낸 사람은 엄홍길 대장 외엔 처음입니다.
그에게 에코 마운틴 정상도 초등입니다.
초등 증명사진을 찍었습니다.
에코 마운틴은 1893년 관광철도가 개통되어 1936년 폐지되었습니다.
LA에서 찾아 온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볐던 곳이지요.
전성기 정상에는 흰색 건물의 호텔과 식당이 있었고요.
화이트 시티White City라고 불리며 명성을 떨쳤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불로 홀라당.
노동철 회원이 정상 증명사진을 찍은 폐허를 보니 황성옛터 트롯트 노래가 떠오르는군요.
아참, 정상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케이블 밧줄을 감아놓은 커다란 쇠바퀴입니다.
이것은 1900년 초 산 밑의 루비오 캐년(Rubio Canyon)에서, 로우 마운틴(Lowe Mt.)까지 기차를 끌어올린 케이블 바퀴입니다.
리는 이곳을 들릴 때마다 바닥에 누워있던 그 쇠바퀴를 합동으로 들어 올렸습니다.
산악회 홈페이지를 보면 쇠바퀴 세우려 힘쓰고 있는 사진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그만큼이라도 세워진 거라고, 어느 키 큰 회원은 주장합니다.






하산을 마치자 몇 몇은 탁족을 했습니다.
‘탁족’이란 말 아시나요?
옛날 사람들이 여름날 가까운 친구들끼리 심산유곡 깊은 계곡물에 발 담그는 게 탁족입니다.
동국세시기에도 나오는 걸 보면 오랜 전통이지요.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한잔하기도 하고, 혹은 시를 읖기도하였던 문화입니다.
밀러드 트레일 헤드 주차장은 도시에서 불과 몇분 만에 도착했던 곳인데 정말 심산유곡이군요.
여기서 탁족을 한다면 맞춤장소가 되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한 산山의, 보약을 나누어 마시고 다음 주 만남을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아아... 다음주는 그 이름도 유명한 아이언마운틴입니다. 물 준비 단단히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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