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22/ 24 텔레그라피Telegraph 산행
2024.09.23 23:49
오늘 산행엔 5명의 회원이 참여했습니다.
아이스하우스 캐년 주차장이 이렇게 한가한 게 처음입니다.
모두 산불 때문이지요.
하늘은 시퍼렇게 맑으나 공기엔 나무 탄 냄새가 조금 배어 있습니다.
트레일 입구엔 산불 경고문이 흉하게 붙어 있습니다.
그러나 피부에 닿은 삽상한 바람이 가을이 시작되었음을 알려 줍니다.





기세 좋게 흐르는 icehouse 계곡의 물소리가 우리를 반깁니다.
엊그제가 추석이었는데 파란 하늘에 떠 있는 낮달은 벌써 이그러지기 시작합니다.
다시 쉼을 할 때 마다 수잔 강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회원들은 모두 뜻을 모아 수잔강 신임회장을 성심껏 돕기로 결의했습니다.
그러니 수잔 강회장은 얼릉 건강만 되찾으시면 되겠습니다.
기세 좋던 컬럼바인 샘물이 많이 줄었다는 걸 물을 채우며 압니다.
인기 많아 늘 복작이던 트레일이 한가롭습니다.
산불 영향이겠는데 우리 산악회 전세길이 되어 좋습니다.





화창한 날씨였고 바람도 가을임을 알려 주는 즐거운 산행길이었습니다.
청정한 솔가지 사이로 비집고 쏟아지는 햇살이 찬란한 가을.
그렇듯 활엽수에는 벌써 단풍이 들기 시작합니다.
시간은, 세월은 저 스스로 그렇게 달려가고 우리도 속절없이 나이를 먹습니다.
세상 모든 아름다움은 보는 시선에 따를 겁니다.
사라져 갈 단풍이 아름다운 이치도 그런거겠지요.
언제나 붐볐던 아이스 하우스 고개도 텅 비어 있네요.
오늘의 목적지 텔레그라프 산은 쉽지 않습니다.
텔레그라프 픽은 8985피트로 Three T중 가장 높은 산입니다.
참고로 3T는 Timber, Telegraph, Thunder입니다.






풍경 속에 녹아든 쿠카몽가 픽과 빅혼, 그리고 온타리오 픽.
그 산들에도 우리 산악회의 땀이 무수히 뿌려졌습니다.
그 땀을 머금고 소나무들이 저렇게 싱그롭고 청정한 걸까요?
그쪽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발디봉이 가을 햇살에 빛나고 있습니다.
눈이 오면 직벽이 되는 발디 보울이 하얀 절벽만 보여주고 있군요.
최고봉답게 가을 하늘 아래 발디는 고고합니다.
두 명의 회원만 끝까지 도전하고 나머지는 팀버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손님이 왔거든요.
예전 우리 산악회에서 강연회를 열러 준 한국 유명 산악인 남선우씨가 왔기 때문.
그분은 현재 한국등산학교 교장을 역임한 후 등산연구소 소장을 맡고 계십니다.
하산 후 남선우씨와 음주 미팅 사진을 올립니다.







키가 훌쩍 커진 그림자를 앞세운 하산 길엔 콧노래가 나왔습니다.
가을 깊은 산행은 행복이자 정말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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