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디 산행 8/ 17/ 25
2025.08.18 13:39

오늘 발디는 2+1.
뭔 말이냐고? 들어 보면 안다.
8시 정각, 카풀 장소인 라운드 피자 앞에서 출발했다.
혼자서.
모두 휴가를 떠나 더 썰렁한 느낌.
그러나 누굴 위해 산을 찾는 게 아니다.
나를 위한 일이고 보면 혼자도 즐겁다.
발디 하이킹 들머리 주차장 맹커플렛이 벌써 만원.
해마다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 나는 걸 본다.
혼자지만 룰이 있는 법.
헛둘헛둘 스트레칭과 무릎팍 기도 흉내를 내고 산행 시작.
아래는 더웠는데 고도를 올리며 시원하다.
삽상한 바람이 고맙다.
시가지쪽은 스모그가 끼었는데 산 중 하늘은 참 푸르다.
여전히 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를 쏟고 있다.




발디봉을 오르며 숨은 그림을 찾는 기분이 든다.
계곡 건너편 온타리오 산맥이 한눈에 보인다.
텔레그라피 봉이 어데더라?
쿠카몽가는?
문득,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마다 산행 연간계획서를 볼 때도 그 생각을 했었다.
목표가 있는 인생은 행복하다.
일년내내 매주 갈 곳이 있다는 건 정말 고마운 일.
강제성은 없으나 그래서 가능한 개근상을 타려 노력 중.
건강해서 산을 오를 수 있는 건가?
아니면 산을 올라 건강해진 건가.
솔로 산행이지만 상상은 늘 신난다.
고도를 올리며 처음 보는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경 감상.
투명한 하늘에 비행기 한 대가 소리도 없이 선을 긋고 있다.
한국이 자랑하는 진경산수화를 우리는 매주 감상하는 특권을 누린다.
스키헛에 들려 다리쉼을 했다.
이제 반쯤 왔다.
눈이 왔을 때면 설벽을 치고 올라간 남서벽 발디볼이 하얗게 빛나고 있다.
그 능선을 따라 시선을 돌리면 백본 트레일이 선으로 보인다.




이 산을 수십 번 올랐지만 만나는 풍경은 처음처럼 반갑다.
맞다, 산행은 언제나 처음이다.
발디봉을 몇 번 올랐다고 다 아는 게 아니다.
계절에 따라 다르고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걸 우리는 안다.
비와, 눈과, 바람과, 기온과, 저녁과, 밤에 따라 산 얼굴이 바뀐다.
그러므로 발디봉을 백번 올라도 언제나 처음일 수밖에.
정말 나는 발디를 몇 번이나 올랐을까?
그걸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리 산악회 홈페이지 산행계획표를 보면 안다.
1년에 발디 산행이 몇 번 있었는가 세어보기.
우리산악회가 이름 붙인 두번째 새들을 헉헉 올랐다.
어? 니가 왜 거기서 나와~
김공룡, 이규영 회원이 거기서 쉬고 있었던 것.
트롯트를 좋아하면 꼰대라는 말이 있다.
꼰대라는 말은 듣기 싫지만 트로트는 듣기 좋다.
젊은 가수들이 많아져 그런 모양.
그중 ‘영탁’이라는 가수는 한국판 파파로티요 도밍고다.
그 가수의 “막 거얼리~~~ 한 안 잔~~”을 들어 보라.
에구... 유치의 극치인 노랫말하며 쯧쯧, 이럴 때가 있었던 거 반성.
“니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아아~~”
이런 가사에도 이젠 적응이 된다.
그 말처럼 2+1도 아닌데 니들이 왜 거기서 나와~~~ 아.
이규영회원 걸음이 늦으니 둘이 일찍 출발했던 것.





우린 또 이산가족이 되었다.
나는 내일 아침 일찍 한국에 가야 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빨랑 산행을 끝내야 한다.
산행기 숙제도 써 놓고 가야 한다.
누구는 내일 가니 오늘은 쉬며 빤쯔 보따리를 싸라 했다.
보따리는 무신.
없으면 고투몰에 가서 사 입으면 되는 걸.
그보다 일주일을 일용할 충전이 필요하다.
이렇게 산에 오니 좋은데 한국 간다고 그걸 쉴 이유는 읍따.
2+와 헤어져 속도를 냈다.
ㅎ 속도를 내는 만큼 쉬는 횟수도 많아졌다.
기실 따지고 보면 빠른 사람과 늦은 사람의 차이는 불과 몇십 분에 불과하다.
우리 산악회 점심터인 두번째 새들을 지난다.
정상이 빤히 보이는 이 길이 사람 힘들게 한다.
마지막 힘을 내어 정상.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수목한계선을 넘기에 대머리산이라는 별명이 붙은 정상.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이는 하늘이 깊다.
거침없는 파노라마 풍경 가운데 서있다.
시선 또한 360도 파노라마로 거침없다.
증명사진 찍고 내려서니 바로 밑에 2+가 올라온다.
김공용회원은 10번째 등정, 이규영회원은 3번째.




사진을 세로로 찍으면 요꼴이 납니다 ㅎ


그들과 헤어져 내려서는 하산 길.
갈 길이 바쁘다.
빨랑 숙제 끝내고 보따리 쌀 생각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한국 날씨가 쥑인다던데...
습기 먹은 끈적한 더위가 끔찍하다던데.
그렇다고 에너지 충전은 쉴 수 읍꼬.
추레픽 대단한 북한산이지만 안 갈 수도 읍따.
발디의 이런 삽상한 바람이 얼마나 고마운 가, 그때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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