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편지」
2006.05.12 00:08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황동규 (1938 - ) 「즐거운 편지」전문
몇 년 전, <편지>라는 영화에 이 시가 등장함으로써 황동규 시인의 시집이 갑자기 베스트 셀러가 된 적이 있었다.
영화의 주인공이 죽기 전 편지를 써놓아 자신이 죽은 후 사랑하는 아내에게 매일 배달되게 만드는 슬픈 영화였다.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이 무엇인지를 영화는 잘 해석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사소함이란 내일이면 그리움으로만 만날 수 있는 오늘의 모든 순간들이 아닐까.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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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황동규 (1938 - ) 「즐거운 편지」전문
몇 년 전, <편지>라는 영화에 이 시가 등장함으로써 황동규 시인의 시집이 갑자기 베스트 셀러가 된 적이 있었다.
영화의 주인공이 죽기 전 편지를 써놓아 자신이 죽은 후 사랑하는 아내에게 매일 배달되게 만드는 슬픈 영화였다.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이 무엇인지를 영화는 잘 해석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사소함이란 내일이면 그리움으로만 만날 수 있는 오늘의 모든 순간들이 아닐까.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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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디마눌
2006.05.12 12:20
해석이 너무 쥑입니다..^^* -
서울 민디
2006.05.12 14:40
민디 마눌은 '지나'입니다.
예전에 저랑 혼인관계 였거든요.
중산님 나성에서 방방 뜨고 계시네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라서 한자 적읍니다.
-
태미
2006.05.12 14:54
그 예전에
한국에서 친구가 보내온 "황동규"시인의 시집속에서
이 시를 읽고 저 또한 많이 좋아했던 시 입니다.
틈나면 읽곤 했었죠.
김동찬님의 이 글을 읽으며 다시 빛바랜 황동규 시인의 시를 지금 몇개 더 읽었읍니다.
노랗게 빛바랜 시집을 보니 어느새 이렇게 세월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세월이 흘러도 좋은시는 그대로 좋은시로 남아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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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김
2006.05.13 02:30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 아~ 그렇군요..
이거 하나로 영화가 한편 나올수도 있겠군요.
"언제나 떠날 때가 오면 넌즛이 밀려나고 싶었읍니다..."
시는 한줄만 갖어도 본전을 뽑을수있어 좋습니다.-필립 생각 ^^*-
김동찬씨...앞으로도 많이 많이 자주 자주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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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
2006.05.13 03:45
잘 모르지만, 이메일의 편리함 땜에 편지의 소중함을 잊게 되는 시대에 사는가 봐요.
위의 시같은 반가운 기다림도 사라지고 그냥 클릭으로 쉽게 열어보고.
우체통에 쌓이는건 오직 광고지들과 빌(bill)들...
그러다가 그 정크들속에서 반갑게 발견되는 나이드신 어른들이 보낸 편지를 보면 소중하면서도 약간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뭐 그런것 말예요.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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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2006.05.13 23:25
바람, 샌드라, 민디마눌, 서울 민디, 태미, 필림 김, 초보자... 님
졸문을 읽어주시고 격려의 글까지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누군가가 바쁜 현대를 살면서 시간을 내 제 글을 읽어주는 일을 (더더구나 그 글에 대한 답을 올리는 일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저는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읽어주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존재가치가 없게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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