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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앨범방

Mt 팀버 야영

2022.06.20 13:53

관리자2 조회 수:210

지난주 이상곤회원 집에서 회의가 있었습니다.

 

2022 잔 뮤어 트레일 북쪽 구간 종주 최종 점검이었지요.

식량, 장비, 운행에 관한 토의가 끝나자, 중요한 먹자회의가 시작되었지요.

 

즉석에서 야채와 함께 비벼내는 메밀국수 맛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바비큐 돼지갈비도 양념 레시피를 서로 물을 정도로 인기 만점.

장경희여사의 마음씀씀이에 감사드립니다.

 

그날 먹자회의에서 결정된 사항.

토요일 Mt팀버에서 야영을 하기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팀버 정기 산행을 이용하여 훈련은 실전처럼, 실전은 훈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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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좋은 시간에 잔 뮤어 종주에 사용할 장비 모두 지참하고 야영장소로 올 것.

팀버 정상 넘어 잣나무 그늘 좋은 곳은 늘 우리가 점심 먹는 곳입니다.

 

무인 레인저 스테이션에서 야영 신고보고서를 써 철 상자에 넣으므로 입산준비 끝.

남들은 하산을 서두를 때 우리는 느긋하게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악명 높은 주차장에 거짓말처럼 좋은 자리들 파킹 공간이 널널.

그때가 오후 5시쯤이었는데 연실 무전기가 울립니다.

 

오랜 산행에 까맣게 탄 게 비슷하듯, 아마 생각도 비슷해진 모양입니다.

약속하지 않았는데도 거의 같은 시간에 팀버를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늦은 오후라 그림자 키가 훌쩍 커졌습니다. 그림자 앞세우고 오르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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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통까지 챙긴 배낭은 그 무게가 상당합니다.

컬럼바인 샘터에서 이번에 우리가 사용할 정수기로 물을 챙겼습니다.

7명이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 사용할 물들이기에 개인 할당량도 많았지요.

 

물통들이 더하자 배낭이 어깨를 더 짓누릅니다.

왜 세상의 아름다운 것은 모두 고통 뒤에 있는 겁니까?

이렇게 씨부린 어떤 시인의 헛소리가 문득 생각난 건, 등짐 무게 때문이겠지요.

 

그 바쁜 산이 텅 비어 버렸습니다.

주차장 자리 쟁탈전에 스트릿 파킹 공간까지 눈치전이 매주 벌어지는 아이스하우스캐년.

사람들이 모두 하산하여 비어 있는데 계곡 물소리만 청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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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하는 사람 모습이 이상합니다.

양발이 없는 분이 클러치에 의지해 친구의 인도를 받으며 하산하고 있었어요.

한 동안 그 분의 산 사랑에 대하여 생각에 잠겼습니다

 

가끔 우리 크기의 배낭을 맨 사람을 보았으니 우리만 야영을 하러 온 게 아닙니다.

새들에 올라서니 텐트들도 몇 개보입니다.

 

팀버 정상에 서니 아직 붉은 석양이 미련처럼 남아 있으나 이내 캄캄해지네요.

하늘엔 별들이 폭포처럼 떨어질 폼을 잡고 있었고, 업랜드 시내는 불빛이 휘황합니다.

보석을 뿌려 놓은 것처럼 아름답고도 영롱한 땅별들 빛 잔치가 퍽 보기 좋습니다.

 

우리의 식당자리에도 어느새 떠 오른 달빛이 나무들 기다란 그림자를 만들어 내고 있네요.

아주 오래전부터 이 명당자리에서 야영하고 싶다고 생각했었지요.

그 소원이 잔 뮤어 훈련 핑계 김에 이루어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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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가 가까운 시간에 헤드램프를 번쩍이며 정상에 시몬이 나타났습니다.

일 끝내고 늦은 시간임에도 익숙한 산이니 산꾼답게 이마등 켜고 찾아올라온 거지요.

 

시몬 배낭을 거들 다 깜짝 놀랐습니다.

분명 45파운드는 넘을 무게였기 때문.

파란 버너 불꽃이 살아나고 한국에서 공수한 알파미 시식이 있었습니다.

모두 만족하다는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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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배낭에서 나온 알딸딸과 그것에 어울리는 안주가 푸짐합니다.

그래서 배낭이 무거웠던 건데 무게 줄이라고 주장한 사람은 반성해야 합니다.

잣나무 가지 사이로 달빛이 조명을 밝히듯 숲속 은은한 분위기가 좋습니다.

 

아침에 새소리에 잠을 깨었습니다.

얼마만인가요, 집사람 시집올 때 목소리를 닮은 새소리에 눈을 뜬 행복이.

지금은 그게 아니라 그런 건 아니지만... 새소리가 참 부러웠습니다.

 

소나무향기, 쌀쌀한 온도, 떠오르기 시작한 따듯한 햇살, 쉿쉿 버너소리에 만들어진 커피.

모두들 모처럼 야영에 즐거운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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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시커먼 회원이 커피를 홀짝이며 한마디 합니다.

 

언 듯 맞는 말 같긴 하지만, 어딘가 좀 이상하네요.

 

내 아이들에게, 여기뿐 아니라 저 앞에 보이는 텔레그래피 봉을 포함한, 정원庭園을 상속하려고 했는데 안 받는데요. 일론 머스크도 소유하지 못 할 만큼 부동산이 거대하여 겁이 나는 모양입니다. 우리는 텐트만 치면 그 앞이 몽땅 정원이 되잖아요. 일론 머스크나 나나, 죽으면 그 돈을, 이 정원을 가지고 가는 게 아닌 것도 공평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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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중 이곳에서 가장 좋았던 향기 나는 장소를 말합니다.

짙은 초록 숲 넘어 텔레그래피 봉이 한 눈에 보이는 사색의 장소였다고 하는군요.

 

예전 한국의 공동주택 단지에는 변소가 모자라 매일 아침 줄을 서 있었답니다.

안에 앉은 사람이 사색에 빠져 있으면,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사색이 된다는 향기나는 말.

 

느긋하게 브런치를 하자면서 모처럼 여유를 가집니다.

논산훈련소 산악회 별명을 들으며 그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산을 올랐습니까.

가끔 이런 여유도 꼭 필요한 덕목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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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기가 울립니다.

유경영, 강수잔회원이 새들로 올라오고 있고, 강희남회원 부부는 시더 캠프로 오르고 있다고.

 

우리도 야영한 정원에 시쳇말로 발자국만 남기고 철수를 시작했습니다.

하산을 완료한 후 무려 두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정상을 찍고 내려 올 유경영, 강수잔회원을.

 

우리가 기다리는 걸 모르고, 무전기도 꺼 놓은 채 물장난을 하며 놀다 내려왔답니다.

그래도 잘 기다렸습니다.

 

이번 등산학교 우등상을 수상한 강수잔회원이 라운드피자에서 당번을 맡아 주었습니다.

그러나 피자가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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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원들이 졸업식에 와 준게 너무 감사하다며 꺼 내 놓은 생전 첨보는 선물.

 

바로 조니워커 블루라벨 2022 호랑이띠 에디션! 조니워커 중 가장 높은 등급 제품.

더 귀한 이유가 매년 그 해에 맞는 12간지 컨셉으로 한정판을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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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적으로는 해당 연도를 놓치고 다시 사려면 12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

어느 행사일지 모르나 그 귀한 알딸딸을 맛보게 해준 강수잔 회원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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