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21/ 24 베어 캐년 산행
2024.07.22 11:40
썬 크림이 아까워서 산행을 했다.
요즈음 여러 일로 정신이 없다.
한 주일 동안 일용할 비타민 산행도 두 주 쉬었다.
오늘 산행은 빅혼.
운 좋다면 빅혼 정상에서 엉덩이 하얀 산양 빅혼도 만날 수 있을 터.
210번을 타기 위해 10번 프리웨이를 벗어나, 60번으로 갈아탔을 때였다.
산악회 회원에게 연락이 왔다.
오늘 산행 취소한다는 공지가 떳다고.



운전 중이라 홈페이지를 접속하기 어려워 프리웨이에서 내렸다.
확인하니 정말 산불로 트레일 폐쇄와 산행 취소.
복잡한 일상 때문에 카톡도, 홈페이지도 못 본 탓이니 누굴 원망하랴.
그나저나 아침에 덕지덕지 처바른 썬 크림은 어쩌나.
연례행사인 미국 산불이 제철을 만났다.
이제 어느 곳도 안심할 수 없다.
그렇다면...불과 반대쪽에 존재하는 ‘물산’을 찾아 가자.
비타민 충전도 못하고, 얼굴에 처바른 썬 크림을 씻어 낼 수는 없는 일.
스와처 폭포가 있는 베어 캐년으로 달렸다.
역시, 생각한 대로 ‘물산’ 이곳은 입산금지가 아니다.
주차장에 운 좋게 딱 한자리가 남았다.




본격적으로 물길 따라 가는 시원한 산행.
훌쩍 떠오른 뜨거운 태양에 온 세상이 눈부신데 이 계곡은 컴컴.
이른 시간이지만 물길 따라 걷는 사람이 많다.
신나다는 개를 데리고 트레일을 걷는 사람들.
맑은 물이 쉬지 않고 듣기 좋은 음악을 연주하는 계곡을 많이 건넌다.
잠시 나타나는 땡볕의 깔딱 고개를 넘으니 다시 물길 숲길.
스와처 폭포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다.
그러나 나는 경험으로 안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베어 캐년 캠프그라운드까지는 조용하다는 걸.




계곡 규모는 작지만 절경이 펼쳐진다.
문득 등 푸른 시절 골골마다, 땀방울을 흘렸던 설악산 천불동이 떠오른다.
이 베어 캐년 계곡을 무한 확대해 놓으면 설악산 천불동 계곡 닮은 꼴.
설악산 최고봉 대청봉을 오르기 위한 천불동도 이곳처럼 그늘이 많았다.
천불동처럼 나무가 물길 따라 무성하니 트레일은 그늘 길.
오늘 트레일이 막히지 않았다면 올랐을 아이스하우스 캐년 별명을 아는가?
아스스하우스 캐년 별칭은 ‘정릉계곡’
스워처 계곡, 베어 캐년 트레일은 천불동 계곡.
미국에 살며, 매번 풍경을 한국에 빗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하연 화강암반을 간장종지처럼 파내며 맑은 물을 담은 소沼를 만난다.
스와처 폭포의 그 많은 사람들이 사라졌다.
작은 폭포 곁에 앉아 다리쉼을 했다.
예쁘다.




설악산 천불동 계곡에서는 천당폭포를 만날 수 있다.
미니어처처럼 그 천당폭포를 닮은 화강암 사발에 물이 제법 깊다.
저런 작은 폭포와 연못이 생성되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했을까.
천불동 계곡 따라 문주담, 귀면암, 오련폭포, 양폭, 천당폭포 같은 그리운 풍경들.
맑은 물을 담은 그런 천연 수영장은 우리 전용 목욕탕이기도 했다.
산행에 달아 오른 심장 엔진을 풍덩~! 다이빙으로 식혔던 알탕.
베어 캐년 캠핑그라운드 가는 길은 과연 적막강산이다.
하나 둘... 전엔 네 개라고 알았었는데 목욕탕 닮은 예쁜 소가 다섯 개였다.



다시 좁은 협곡이 시작된다.
지금까지는 물길을 따라 내려왔다.
이제부터 목적지 까지는 물길을 거슬러 올라야 한다.
가볍게 물길 건너며 휘적휘적 걷기 좋은 트레일.
여름엔 우리산악회 정기 산행으로 이곳을 넣은 것도 좋겠다는 생각.
왕복 7마일 정도의 트레일은 물길을 따르니 어렵지도 않다.
돌아 서야할 캠프장은 인적이 없고 모닥불 흔적만 보인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두 명이 올라 왔다.
드물었던 뚜벅이들을 만나니 반갑다.



오늘 고마운 비타민 충전을 맛있게 마치고, 써크림 씻어 내고 천불동 계곡에 발을 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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