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9/ 25 빌디 산행
2025.11.10 14:35

오늘 5+1명이 산행에 나섰다.
+1 이순덕 회원은 직접 발디로 출발.
5명은 강희남 회원의 새로 뺀 차로 이동했다.
집들이가 있듯 ‘차들이’ 날을 잡아야 할텐데...
아래에서는 따듯했던 기온이 맹커플렛 주차장에는 겨울 바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어차피 오는 겨울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
4계절 환경에 우리를 맞춰 산행을 즐기는 보너스.
나름 슬기로운 산행이라고 배낭속엔 겨울 장비가 가득.
하지만 말짱 쾅.
먼지 폴폴 나는 트레일을 겨울 등산화로 걷는 약오름.
누가 이기나 해보자.
배낭속 장비도 내년 봄까지 그대로일 거고 등산화 역시 그렇다.
인디안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꼭 온다.
왜? 비 올 때까지 지내니까.






샌안토니오 기세 좋은 폭포가 아이들 오줌 줄기가 되어 있다.
그 3단 폭포 위로 하늘이 정말 파랗다.
구름 한 점 없다.
예전, 봄에 베이징을 간 적이 있었다.
중국 관영 CC TV 본사는 무지막지하게 컸다.
그런데 스모그와 황사가 겹쳐 빌딩은 커녕 정문 찾기도 힘들었었다.
서울 공기가 나쁘다고 해도 북경의 10배쯤 맑은 걸 그때 알았다.
그러다 엘에이로 왔다.
미국에서는 오염이 심한 도시라고 하나 와이셔츠를 2-3일 입어도 되었다.
그때 서울보다 엘에이 하늘이 10배쯤 맑은 걸 알았다.
엘에이에서 산을 만났다.
엘에이보다 산속은 10배쯤 공기가 맑은 걸 알았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눈이 세탁되는 느낌의 하늘.
결코 시내에서는 만날 수 없는 단색의 파란 하늘.
쭉쭉빵빵 치솟은 소나무 거목 가지 사이 떠 있는 하늘.
하늘 볼 일 없는 사회생활에서 오늘은 하늘바라기 풍년이다.



우리 산악회 종산이라 부를 수 있는 발디봉.
시산제를 발디에서 지낸 게 벌써 수 십년.
작년엔 산불 관계로 발디 시산제는 다른곳에서.
내년이 멀지 않았는데 시산제 걱정하고 있을 집행부에 박수.
2025년 올해 오늘이 발디와는 굿바이 산행이다.
그러나 내년 1월 첫 신년 산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을 안다.
겨울 장비를 넣어서인지 배낭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게을러서 못 빼놓는 게 아니라 약 올라서도 못 뺀다.
3주째 눈 귀경도 못했지만 눈 올때까정 메고 다닐 것이다.
스키헛을 지나며 우리는 재미한인산악회 수사대가 된다.
6주 전 김혜경회원이 조난당 할 뻔한 장소가 어디냐.
그 장소를 확인해야 앞으로 더 조심할 것이다.
감동적인 산제에서의 리얼했던 김혜경회원의 생환 증언.
여러 사람에게 감동을 줬던 조난 생환기가 사실인가도 확인해야한다.
앞에 우리가 지나야 하는 암석더미들 트레일.
그 너덜지대를 지나 첫 번째 새들을 오르는 가파름이 시작되는 곳.
그곳 인줄 짐작하고 있었다.
왜? 샌 안토니오 폭포 계곡인 그곳이 사고 다발지역이니까.
2박 3일간 눈과 얼음속 사투를 벌이다 생환한 정진택씨 조난도 그곳.





그런데 아니었다.
새들을 완전히 올라 반대편 즉 베어캐년이다.
험하기로 소문났듯 등산로도 없는 베어캐년.
그녀가 가리키는 조난 장소를 보며 ‘참 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일찍 갈 수 없지요. 누구 좋으라꼬.”
그날 사고가 났다면 어쩔뻔 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
그 말에 뒤에 오는 남편 김종두회원을 바라봤다.
입회 일년 만에 더 배울게 없어진 준족 김종두회원은 그저 미소.
첫 번째 새들에서 두 번째로 오르는 가파른 길엔 무수한 등산로가 나있다.
거기서 헷갈려 베어캐년으로 하산한 것으로 수사종료.
누구든 그 길에선 조심할 것.

조난 장소를 설명하고 있는 김혜경회원
발디 정상엔 이순덕 회원이 이미 올라와 있다.
과연 50년 전 설악 여왕에 뽑힐 정도의 대단한 여장부.
남여 모든 회원의 롤모델이다 할 것이다.
멀리 카타리나 섬이 구름바다 위로 섬처럼 솟아 있다.
생각지도 못한 운해와 섬이 된 산들을 보여주는 퍼포먼스.
이게 산행을 즐기는 뚜벅이들에게만 베푸는 자연의 로또다.
정상엔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아시안 아메리칸이 분명한 아가씨 두 명도 보인다.
한국인이면 칭찬해 주려 했는데 중국계인 거 같다.
정말 오랜만에 정상 돌바람벽 안에 모여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연출 사진 시작,
나는 사진작가가 아니다.
현업에 있을 때 사진은 사진부서가 담당하기에 사진엔 젬병.
물론 스마트폰 사진을 찍지만 그건 기록용이다.
그렇기에 매주 올리는 사진에서 작품 사진을 기대하면 눈만 손해.
그럼에도 정상에서 연출을 시작한 건 예전 기억 때문이다.
눈덥힌 발디를 오르는 산악인.
배경으로는 오늘처럼 운해가 깔렸다.
제법 작품처럼 나왔다.
아마 수천장 사진 중 소 뒷걸음에 잡힌 개구리일 터.
그게 생각나 안 하던 짓 연출을 한 결과가 독사진들이니 감상.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서기 전 돌아 본 발디 뒷 통시에 눈이 하얗다.
북면이라 온 눈이 녹지 않은 것.
그 눈은 내 배낭 속 겨울 장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약이 올라 하산을 서둘렀다.
썸머타임 끝나자 해가 5시 전에 꼴카닥.
그러니 겨울 산행은 일찍 끝내야 한다.
오후가 되자 그림자 키가 과장되게 커졌다.
하늘에 뜬 반달 감상을 하며 스키헛을 지났다.


정상에서 본 아시안 아가씨 두 명이 보인다.
그녀들은 길이 아닌 곳으로 내려가고 있다.
고함을 질러 불러올렸다.
마침 김혜경회원이 내려온다.
손짓 발짓 단어 총동원하여 전하고자 한 말.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다. 만약 그리 내려갔다면 어떻게 될지 경험자에게 들어라.”
조난에 대한 리얼한 이야기를 따끈한 경험자에게 들어서일까?
내가 늦은 걸음이 아닌데도 그 아가씨들이 열심히 따라온다.
전문가처럼 보이니 안전하려고?
21살 대학생이고 여기서 태어난 중국계 아메리칸.
발디가 처음이라는데 정상까지 찍어?
누구는 겁이 나 결석한 회원도 있는데 기특한 애기들.
옛따!
가지고 다니는 왕 알사탕 하나씩 나눠 주며 주의 사항을 알린다.
“한국 BTS도 먹었다는 이 사탕에는 조건이 붙는다.
절대 우두둑 깨물어 먹으면 안 된다.
맹커플렛 주차장 도착까지 입안에서 녹여 먹어야 한다.
수시로 검사하겠지만 하산을 마치면 최종 점검 할 것이다. 알긋나?”
왕 사탕을 문 애기 볼이 톡~! 튀어나온다.
그 후부터 앞선 내가 돌아서며 손가락 총을 쏘기 시작.
그럴 때마다 애기들이 입을 헤~ 벌려 무사한 사탕을 보여준다.
사탕발림이 무슨 말이지 이번 일로 이해하게 되었다.
다음은 정상 사진 모음






안전한 소방도로까지 하산하고 애기들과 헤어졌다.
뒤따르던 김혜경회원에게 인계.
김혜경회원도 그 두 애기들에게 사탕발림을 한 모양.
조인하라며 산악회 홈페이지 사진을 찍게 해 주었다는 것.
후~ 그리되면 우리 산악회 평균 나이가 어찌 되나?
그럴리는 없으나 하산 완료 시 사탕 점검 못 한게 아쉽다.
겨울은 정말 하산을 서둘러야 한다.
해는 5시가 지나기 전에 지고 어둠이 밀린다.






뒷풀이는 이순덕회원께서 쏘셨다.
원래 내가 자청했으나, 난 개근이니 언제고 가능한 일.


그날 뒷 풀이 참석하지 않아 현장에서 개인사진 못 찍었는데 자료사진에 이순덕씨 사진있어 대신 한다.
자주 나오지 못하니 오늘은 본인이 부담한다는 마음 씀씀이.
설악 여왕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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