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11/ 26 루켄스Lukens 산행
2026.01.12 13:02

오늘은 모두 11명이 산행에 나섰습니다.
반가운 얼굴이 보입니다.
바로 재미한인산악회 서울지부장 김재권회원입니다.
사위 신동철회원 얼굴도 함께 네요.
그저 바라만 보아도 좋은 인연이 바로 산 동무들 아닌가요?

연초에 이런 안부 편지를 받았습니다.
“오랫만입니다. 여러모로 노고가 많으십니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신작가님의 글을 빼놓지 않고 읽고 있습니다. 그 글들이 저를 우리산악회로 데려다 놓는 느낌이고 함께 산행을 하는 마음입니다. 좋은 영상이 있기에 한가하실 때 보시라고 보내드렸습니다. 편히 계시고 좋은 글 계속 써주시고 각별히 건강에도 관리 잘하시고요. 늘 고맙습니다.”
우리 산악회 왕고참이신 장군님이 한국에서 보내온 신년 안부였습니다.
당신들의 땀이 고인 그리운 산을 만나는 기분.
알 것 같습니다.
산악회에 각별한 애정을 표하신 고맙고도 절절한 마음이기에 공개했네요.
헛둘헛둘 스트레칭을 인도하는 유회장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습니다.
“무릎아 오늘도 우리를 잘 인도해 다오”
스트레칭을 마치며 올리는 유회장 무릅 기도가 예사스럽지 않습니다.
문득, 모든 성인은 산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데 생각이 미칩니다.
예수의 시내산, 부처의 영축산, 마호메트의 산속 동굴...
우리의 무릎기도 역시 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무릅아, 무릅아”
이 방언은 무릎교의 간절하지만 직선적인 찬송입니다.
그 덕분에 산악회 무사고가 아니었을까요?
증말...이러다 ‘무릅팍교’ 하나 또 생기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오를 산은 원래 양지바른 산입니다.
겨울이라지만 눈 구경이 힘든 곳이지요.
그레 출발할 때 크렘폰과 스페츠를 빼버렸습니다.
몇년 전 이 루켄스봉에서 굉장한 풍경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예쁜 설국도 처음 보는 풍경이었습니다.
그걸 보려면 아래 링크를 누르세요.
http://www.kaac.co.kr/index.php?_filter=search&mid=album&search_target=title_content&search_keyword=%EB%A3%A8%EC%BC%84%EC%8A%A4&page=2&division=-190093&last_division=0&document_srl=181239
그 설국이 그 눈꽃과 어디로 갔나요?
무릇 세상엔 변하지 않는 게 없습니다.





개울을 건넙니다.
천연 댐 역할을 하는 루켄스 산이 조금씩 흘려 주는 개울,
고도를 올리며 다운타은 빌딩 숲이 옅은 스모그 속에 떠 오릅니다.
산타아나 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몸을 흔들 정도의 세기였지만 바람엔 봄 내음이 묻어 있습니다.
그렇군요.
겨울이 시작되었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봄이 저만치 오고 있네요.
다운타운 건너에는 햇살을 퉁겨내는 태평양이 빛나고 있습니다.
살아 있음에 느낄 수 있는 모든 존재에 대한 감사함.
그게 산이 주는 또 하나의 덕목입니다.
말띠해라 그런지 모두 들 잘 걷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의 다리는 걷기 위해 진화한 것입니다.
일찍이 그걸 깨우치고 무릎 찬송에 아멘하고 산을 오르는 뚜벅이들.
우리가 깃대봉이라 부르는 쉼터에 도착했습니다.
매양 펄펄 휘날리던 성조기가 사라졌습니다.
혹시 그린란드나 베네수엘라에 꼽기 위해 빌려 간 게 아닐까요?
농담이 진실이 되는 세상을 자주 목격합니다.
그런 복잡하고 시끄러운 세상을 떠나 산과 교감하는 뚜벅이.






낡은 등산화에 고맙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담는 뚜벅이들.
김정일인가 김정은인가 “세상 부럼 없어라~”는 건 이곳에 어울립니다.
정상에도 바람이 세찹니다.
서둘러 증명사진을 찍습니다.
강희남회원께서 바람이 없는 곳으로 우리를 인도 합니다.
과연 점심 자리로는 명당.
이규영씨 나이를 기준으로 일행이 좌우로 쭈악~ 나뉘었습니다.
신년하례를 하기 위해서죠.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과 함께 서로에게 절을 올립니다.
몇년 전 하례식에서는 내가 저쪽 편에 속했었는데...
가는 세월 참 속절없습니다.





이규영씨가 세배 값을 달랍니다.
그럴 줄 알고 준비해 둔 돈을 건넸지요.
요즈음 원화가 엉망이니 그건 안 되겠습니다.
가장 비싼 유로화를 세뱃돈으로 주었습니다.
얼마인가 묻는 건 실례가 됩니다.

점심을 먹으며 최근 한국 소식을 서울지부장에게 청했습니다.
너무 방대하니 미친 주식 이야기로만 좁혀 해 달라는 청탁.
와우~ 부탁 안 했으면 큰일 날 뻔 했습니다.
김재권 지부장 주장은 명료했고 간단합니다.
한국 주식은 더 오를 것이니 은행 이자 따위는 잊으라는 겁니다.
그는 이 열띤 특강을 위해 태평양을 건너온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룰루랄라 하산 길.
빛나는 태평양을 앞에 두고 훠이훠이 걷습니다.
하산을 마치고 단골 라운드 피자집.
첫 산행이고 서울 지부장도 왔으니 신년 파티는 유경영회장이 쏜다는 겁니다.
푸집한 먹거리와 맥주잔을 채운 후 유회장의 신년사가 있었습니다.
“올해도 말처럼 잘 달리자”
김재권 서울지부장 차례입니다.
놀랍게도 지부장은 시낭송으로 신년 인사를 대신합니다.
............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벗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지리산이 흘려준 섬진강 가에 사는 김용택 시인.
한국의 문인들과 김용택 시인을 자주 만났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리고 여기서 ‘놀랍다’는 건 그 ‘긴 시’를 외운다는 점입니다.
지부장도 나처럼 석두, 즉 돌머리가 분명합니다.
한 번 새겨 넣으면 비바람이 불어도 지워지지 않는.
다음 주 빅혼 설국 산행을 함께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는 한국으로 돌아간답니다.
안녕히 가시고 또 다시 만납시다.





오늘 신년 파티를 열어 준 유회장께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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