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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그 작고 낮은 세상 - 가벼워짐에 대하여·7 」

2006.06.08 23:47

김동찬 조회 수:446

경북 안동 와룡면 오천군자리 탁청정 아래 
근시재 그 아래 침락정요 
동서로 마주 세운 그 문 말이예요 
맵시가 작고 귀여운 그 문 말이예요 
누구든 몸 궁그리고 
허리 굽혀 지나가는 그 문 말이예요 

전남 담양 소쇄원의 소쇄소쇄 부는 바람요 
지나가다 꼭 한 번은 곁눈질하는 
광풍제월각 앞 낮은 담이요 
누구나가 허리께 차는 그 낮은 담 말이예요 
밝은 그림자들 옹기종기 꽃씨 뿌리고 있는 
그 순딩이 흙담 말이예요 

나직하게 불러도 
얼른 달려와 왜? 왜에? 고개 쳐들어 줄 것 같은 그런 
친구 말이예요 

     이지엽 (1958 - ) 「그 작고 낮은 세상 - 가벼워짐에 대하여·7 」전문

  이지엽 시인에 대해 말하자면 개인적인 친분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는 내 고등학교 동기동창, 문예반. 교외 학생모임 친구거든요. 그뿐만이 아니예요. 고등학교 2학년 말에는그 친구와 함께 문예반실에서 등사기로 밀어 시집이라고 하기엔 너무 초라하지만 2인 습작시집을 만든 적도 있어요.  
  이 시인은 내가 나직하게 불러도 얼른 달려와 소쇄원의 순딩이 흙담 너머로 소쇄소쇄 부는 바람처럼 고개를 내밀 거예요. 그는 작고도 낮은 세상이 주는 편안함과 정겨움을 잘 아는 시인이거든요. 언제나 왜? 왜에? 고개 쳐들어 줄 것 같은 그런 친구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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