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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민간인(民間人)」

2006.07.04 01:32

김동찬 조회 수:451

1947년 봄 
심야(深夜) 
황해도 해주 바다 
이남과 이북의 경계선 용당포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한 영아를 삼킨 곳 
스무 몇 해나 지나서도 누구나 그 수심(水深)을 모른다. 

  김종삼 (1921 - 1984)「민간인(民間人)」전문

김종삼 시인은 작가의 말을 아끼는 간결한 시를 주로 썼다. 위 시에서도 간단한 상황만을 그리고 해석은 독자의 몫으로 남긴다. 
1947년 심야에 초병을 피해 월남하고 있는 몇 사람 중엔 영아가 끼어있었고 울음을 터뜨린다. 그래서 모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그 영아를 물에 빠트려 죽이고 만다. 
그 때로부터 스무 몇 해가 아니라 쉰 몇 해가 지났지만 아직도 분단은 여전하다. 아이를 어쩔 수 없이 죽이고 목숨을 구한 사람들의 가슴에 흐르는 강물의 깊이를 누가 알랴. 황해도 해주 앞바다, 그 수심을 아무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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