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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꽃」

2006.09.30 00:45

김동찬 조회 수:585

오늘 한국에 나갑니다. 두달여 정도를 외유하고 돌아올 생각입니다.
저야 시 밖에 아는 것이 별로 없고 또 재작년에 미주 한겨레 신문에 6개월 동안 "김동찬의 시 이야기"란 제목으로 연재한 글들이 있어서 혹 관심있는 분들 바람 쐬는 기분으로 읽으라고 이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너무 오래 올리다 보니 식상한 느낌이 있고, 등산이 목적인 산악회 홈피에 너무 긴 문학관련 연재는 시에 관심없는 분들에게 지겹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 같아 이제 그만 올리겠습니다.
마침 한영세 씨가 시뿐만이아니라 살면서 부딪히게 되는 다양한 사유의 단편들을 재미있게 풀어가는 꼭지를 쓰시게 돼 훨씬 즐겁고 자연스럽게 손을 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의 다방면에 걸친 해박한 지식과 해석, 그리고 입담을 기다리는 재미가 클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큽니다.
그동안 바쁘신 중에도 재미없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 읽어주신 분들, 답글을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각별한 애정을 베풀어주신 풍 선배님, 때때로 음악을 깔아주신 필립 씨의 배려가 가슴에 남습니다.
아래 글은 한겨레 신문에 연재를 마치며 올렸던 134번째 시 이야기를 전제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잊혀져버릴 글을 다시 한번 올려서 꽃이 될 수 있도록
귀한 게시판을 허용해주시고 호, 불호에 상관없이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산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혹~시 시 이야기를 비롯한 시, 수필, 칼럼 등 제 졸문을 더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홈피를 방문해주시길 바랍니다.
www.poet.or.kr/ktc 혹은 www.mijumunhak.com/ktc 두 곳입니다.)

*** 134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1922 - ) 「꽃」전문

지난 육개월 간 김동찬의 시 이야기를 썼다. 나머지 반년을 마저 채우고 싶기도 했지만 여러 개인 사정상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 계절, 사회분위기와 어긋나거나 작가의 생년을 확인할 수 없어 형식상  못 소개한 작품 등은 다음 기회로 미룬다. 시 속에 감춰진 보석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잘못 해석한 글도 있었으리라. 넓은 용서를 구한다.

꽃의 이름을 불러주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꽃에 대한 애정없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는 시들의 이름을 불러 독자들의 꽃이 되게 하고 싶었다. 그 시들이 꽃이 되고 또 내 시 이야기가 꽃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름을 붙여준 미주 한겨레신문 관계자님들과 내 시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신 독자님들 덕분이다.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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