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댁 뒷 뜰
2008.02.25 20:16
친구가 아이스 하우스 캐년의 눈 소식을 보내 왔다.많이 온 눈 때문에 트레일이 없어졌지만, 익숙하게 헤치고 새들까지 갔다
왔다고 무용담을 하며 이메일로 사진도 곁들였다.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내가 빠진, 친구가 보낸 사진은 그리움을 배가 시켰다.
친절한 그녀씨 덕분에 여기서는 좀처럼 볼수 없는 쌓인 눈을 실컷 볼 수 있었다.
이 도시에서 그 동안 간간이 희끗희끗 눈발이 날렸었지만,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에서 뱉어버리는 열기와 수 많은 사람들이 떠드는 수다에서 나오는 뜨거움으로 쌓일
새 없이 녹아 지고 말았다. 서울은 아직까지도 영하의 날씨로 계절은 겨울이다.
어제 밤에 왠~~지 무릎이 쑤셨고, 기상관측소인 내 몸이 감지를 했었다.
그래서 나는 남자 보다도 좋아하는 뜨거운 황토찜질팩을 무릎에 얹어 놓았었다.
나의 일기예보가 맞을랑가 오늘 아침은 찌뿌듯한 사흘 굶은 시어머니 얼굴 이다.
그리고, 새로운 임금님의 취임식에 축포라도 쏘듯 새 하얀 눈꽃을 팡팡 뿌려주었다.
바둑이가 눈이 오면 철수랑 마당으로 뛰쳐 나갔다고 분명히 국어책에 쓰여있지만,
돼지가 뛰쳐 나갔다는 얘기는 어느 문헌에도 없다. 하지만 이 꽃돼지는 뛰쳐 나갔다.^^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 보람이 있다.
삼청동 뒷산은 어릴때나 , 초로에 지금이나 영원한 나의 뒷동산 놀이터다.
북촌 한옥 마을의 기와 지붕에 벌써 눈이 쌓이기 시작했다. 겨울풍경으로 제격이다.
눈 내리는 경복궁 담을 옛날로 걷는것이 너무 즐겁다. ' 똠~~블라 네~쥐'
산은 이미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하얗게 변해 나를 맞이한다. 나즈막한 산에 끝나는
지점인 말 바위 쉼터에 다다러서 내친김에 북악산까지 가보기로 한다. 그동안 군사적인
문제로 산 전체가 금지구역이었는데 최근에 일반 국민들에게 개방하기 시작했다.
쯩을 맡긴 후 신청서를쓰고 목에 허가증을 걸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군사 설치물들을
나무 휀스를 쳐서 가려놓아 거부감을 덜어 주었다. 곳곳에 전경들이 흘끔흘끔 내 목에
걸려있는 줄을 보고 있다.
오랜만에 눈을 맞으며 산을 올라가는 기쁨도 기쁨이지만 사실 속셈이 따로 있었다.
가는 길 내내 청와대 뒷뜰을 볼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그것이다. 마침내 북악산 꼭대기에
다 다다렀지만 , 멀리 경복궁의 전경은 다 보였지만 바로 뒤에 있는 청와대는 꼭꼭 숨어 있다.
나는 할 일이 없는 백수 맞다. 남의 은밀한 아방궁에 왜 관심을 갖는 거야?
오늘 새로이 청와대에 입주하신 임금님이 용포자락 휘날리며 눈 맞이 하러 뒷 뜰에
나오시지나 않을까하는, 말도 안되는 상상과 기대로 목을 빼고 기다렸다.
오늘 밤, 서울은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아!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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