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 픽Ontario Peak 산행 17/7/2022
2022.07.18 12:30
오늘 산행은 온타리오 봉이다.
화원 7명이 산행에 참석했다.
Elevation Gain이 3,950ft나 되므로 발디 만큼 힘들터였다.
더구나 한여름 아닌가.
존 뮤어 트레일에서 매었던 배낭 무게에 비한다면 오늘은 핸드백 수준.
헛 둘, 둘둘 넷, 2주만의 유경영회원 보건체조가 반갑다.
아무래도 이 더위에 정상까지 가기는 힘들 것 같다.





우리 산악회는 자신이 가는 곳까지가 자신의 산이며 목표다.
다만 카풀을 염두에 두고 하산만 제때 맞춰 신경 쓰면 된다.
이 동네에서는 낮은 산도 생수 3통을 챙기는 건 기본.
그러나 이쪽 산행에는 2통만 챙긴다.
바로 컬럼바인 스프링(Columbine Spring) 때문이다.
사철 맑은 물이 흘러나오는 컬럼바인 샘은 신성한 곳이다.
Ice House Canyon의 중턱 2,000m 넘는 곳에서 솟아나는 샘물.
높은 샘이라 신성하다는 말이 아니다.
여름에는 입술이 시릴 정도로 차갑고, 겨울에는 김이 날 정도로 따듯하다.
3T 종주나 쿠카몽가와 온타리오 봉. 어느 한곳 만만한 산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인근 빡신 산행을 해도 컬럼바인 샘 때문에 물 걱정은 없다.
생수 두 통이면 여름철에도 충분한 노하우가 있다.
올라갈 때 마셔버린 빈 통에 물 받고, 내려갈 때 빈 통을 채우는 잔머리.
거기에 사철 일정한 온도와 수량이 변함없으니 이용객에게는 신령스러울 수밖에.







등산로 곁 만자니타가 꼭 밤나무 가시 많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올 봄 하얀 꽃을 피우더니 열매를 맺고 향기 역시 밤꽃 닮았다.
길 옆 피어난 야생화에게 “잘 있었니?” 눈마춤 인사를 건넨다.
멀리 발디봉 대머리가 보인다.
작년 겨울 직선으로 정상에 오를 만큼 그 많은 눈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참 세월 속절없이 흐르는 걸 지금 눈으로 본다.
개골개골 흐르는 아이스하우스 캐년 물도 어디론가 떠나고 있다.
흐르는 게 물뿐일까.
흐르는 게 인생뿐일까.
물론 그 역시 자연이니 당연한 일이고 전혀 불만은 없다.
주어진 인생 열심히 차카게 살자.
도사 다 되었다.
진짜 도사를 만났다.
안 만나면 보고 싶고, 보면 도망치고 싶은 이석주씨.
그는 자신의 키만한 배낭을 맨 채 하산하고 있었다.







컬럼바인 샘이 가까워졌다.
우리가 단골로 첫 번째 다리쉼을 하는 2마일 표시지점에서 조금만 더 가면 만나는 샘.
샘에 다가서기 전, 매번 하던 대로 빈 통이 된 생수병을 꺼냈다.
샘에는 3명의 동양인이 있었다.
한 명은 길을 막고 앉아 있고, 한명은 물을 받는 중.
그런데 그 곁에 있는 사람 폼이 이상했다.
분명히 소변을 보고 있는 폼이었다.
자연의 싱그러움 속에서 건강한 땀을 흘렸던 좋은 기분이 추락하기 시작한다.
몹시 불쾌했다.
역시 나는 모든 걸 참아내는 도인되기는 틀렸다.
산에서 보던 얼굴들은 아니었기에 국적도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다.
물론 그 사내가 갈긴 오줌발이 샘물을 오염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1m 정도 떨어져 있었으니까.
3명이라 쫄아 한마디도 못한 게 아니다.
중국어도 일본어도 못하고, 영어는 짧으니까 내심 불쾌했지만 묵묵히 빈병에 물만 받았다.
배낭을 메고 출발하려는 순간 소변의 사나히가 동료에게 말을 건넨다.
“담배 하나 줘”
앉아 있던 사내가 내 눈치를 보며 머뭇거렸다.
설마 했는데 한국인 이라니!




이 인간들이 나으 신성한 샘터를 공동변소 취급한 것도 승질 나는데 흡연실까지?
내 이 인간들을 응징하리라!
내가 건강한 민주 시민이라 그런 게 아니다.
나 역시 소소한 잘못을 하며 세상 살고 있다.
허나 샘터에서 방뇨는 상상으로도 해 본적이 없다.
이 인간들에게 평생 가슴에 응어리가 될... 복수혈전 뭐 없나?
머리가 핑핑 돌기 시작했다.
작정한 후 어깨에 힘을 주고 그들을 보며 말했다.
“당신들은 당신 집 싱크대에 오줌 누고 그 수돗물 받아먹습니까?
이곳은 스토브도 허가를 받아야 불을 피울 수 있는 곳입니다. 담배? 부끄러운 줄 아세요.”
사내들 표정이 일제히 일그러졌다.
이쯤에서 가심에 응어리 질 대못 하나 박고 빨리 산으로 튀는 게 옳았다.
“당신들... 앞으로 한국말 하지 마세요.”
나으 마지막 말이 그들 가슴에 분명 대못이 될 천둥이라고 믿는다.
메너를 보니 영어는 나처럼 못할 군번인데, 그나마 할 수 있을 한국말을 하지 말라니.
사내들 얼굴이 붉어지는 걸 보며 다시 오름짓을 시작했다.

개미가 우산을 쓰고 길을 가며 한마디 하는 게 들리는듯 하다.
"우씨... 요즘 소나기는 왜 이리 뜨겁노?"





더위 때문인지 후미가 오늘 산행은 캘리캠프와 새들에서 끝낸다는 무전 연락이 온다.
짙푸른 소나무 숲이 더 없이 보기 좋다.
그나저나 소변의 사나히들 “한국말 하지 마세요”의 뜻을 알기나 할까?
혹시 무게있는 내 말을 지키려 중국어나 일본어 학원에 등록하는 건 아닐까?
당신들처럼 매너 없는 행동을 할 때는 주변 사람 들리게 일본어나 중국어를 하라는 말?
당신처럼 반문명적인 인간은 한국인이 될 수 없다는 말?
당신처럼 무대뽀는 한국인 중에 없다는 말?
문제는 내가 내 놓고, 그 답을 찾느라 하루 산행이 언제 끝났는지도 몰랐다.
하산을 완료할 때까지 수 백 가지 답을 떠 올렸으나 정답은 없었다.
이래서 절 집의 일천공안一天公案이니 화두話頭라는 선문답이 무서운 것이다.
말하는 사람이나 문답을 받는 사람 서로 모르니까 제 각각 떠드는 걸 티베트에서 봤다.
그러므로 소변 사나히들은 평생 한국말 하지 마세요, 라는 정답없는 대못을 뺄 수 없을 것이다.
잊을 만하면 자동으로 튀어 나오게 되어있는 한국말 하지 마세요... 라는 주문, 혹은 메아리.
답이 없는 문제 풀이에 소변인간들은 머리가 아플 것이다...라는 나으 결론이자 정신승리.
하산하며 물 채우느라 샘을 다시 찾았는 바, 소변 인간들은 간 곳 없고 물만 여전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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