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1/ 24 발디봉 산행
2025.06.02 14:55



오늘 산행에는 4명+2명+1명이 참여했다.
무슨 말인지 지금 투다닥하며 쓰고 있는 나도 모른다.
그러니 읽는 사람들은 더 모를 거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알렉상드르 뒤마’라는 소설가의 썰을 알아야 한다.
“모든 사건 뒤에는 여자가 있다.”
카풀 장소 라운드 피자에 4명이 모였다.
우리는 계획대로 쿠카몽가로 출발했다.
한 고집하는 유회장의 평소 주장에 으하면 산행계획은 법이다.
그 계획을 믿고 미리 트레일 입구에서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하라.
미리 출발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함부로 산행을 변경하여 그들을 실망시키지 말라~!
물론 그 말대로 여태 계획서대로 진행해 온 것도 사실.
쿠카몽가로 달리는 차 안에서 윤혜경씨가 지나가듯 말한다.
“어제 입산 금지가 해제되어 강필선씨가 발디봉을 올라갔데요.”
오잉?!
산불 때문에 빗장을 걸어 잠근 발디봉이 드디어 열렸다고?
우리 산악회는 매년 발디봉에서 시산제와 첫 산행을 한다.
올해는 산불 때문에 그 전통이 깨졌다.
무허가로 입산하면 오천불 벌금.
법 잘 지키는 우리 아닌가.
발디봉은 우리에서 한국의 북한산 같은 종산이다.
이럴 때 우리 산악회 홈페이지는 아주 유용하다.
산행계획서와 산행방을 찾아보니 날자가 다 나온다.
8/ 11/ 2024 Mt. Baldy 산행을 했으니 10개월 전이다
내 자료도 찾아보니 5/ 12/ 2024 발디 산행.
나는 발디를 오른 게 일년도 더 지났다.
“유회장 옹고집 부리지 말고 발디로 가자!”
우리 외엔 올 사람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서 한 말.




그러나 더 깊은 뜻도 있다.
김종두 회원 부부를 생각해서였다.
귀가 아프도록 들었던 그노무 발디.
발디봉은 다른 산행 중 먼빛으로 그림의 떡처럼 만 만나봤다.
이들 부부가 그동안 열심히 산행을 한 건 이유가 있다.
오로지 발디를 오르기 위한 훈련.
우리 산악회엔 발디 등정 증명서가 존재하고 있다.
그 정도니 재미한인산악회원이라면 꼭 올라야 한다.
결정적으로 유회장이 옹고집을 바꾼 이유가 있다.
아이스하우스 캐년 주차장은커녕 스트리트 파킹도 몇 마일 밀려 있다.
이러면 기도빨이 먹힐 여지가 없다.
도로 옆 개나리는 제철을 만나 요란하게 피어 있다.
양지바른 산 능선엔 유카가 다투어 캔들 닮은 꽃봉오리를 피우고 있다.
이래서 뚜벅이들이 이 동네에 더 모였을 것이다.




차량 홍수를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자 유회장이 발디로 산행을 바꾼다.
언제나 꽉 차 있는 맹커플렛 주차장.
이번엔 정말 말 그대로 주차장 바닥이다.
모든 뚜벅이들이 발디 해방의 날을 맞아 떼거지로 몰렸다.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슬기를 발휘하여 차 파킹을 겨우 마쳤다.
스트레칭을 마치고 이어지는 기도.
“무릎아 오늘도 잘 부탁한다”는 주기도문.
정말 이러다 유경영 판 ‘무릎교’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허경영이 하늘궁을 만들고, 전광훈이 아스팔트교를 만드는데 우리도 만들자.
무릎교.
김종두회원 부부는 물철철 낙하하는 산 안토니오 폭포를 처음 본다.
발디봉 초등 중이니 당연한 일.
산 안토니오 폭포 물줄기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우리를 반긴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김종두씨가 소싯적 써먹었던 축구인들의 구호.
그동안 산행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오늘 보여 주리라.
계곡 물소리를 동무 삼아 오랜만에 걷는 길이 반갑다.
바람도 훈풍이고 하늘도 초등을 도와주려는 건지 잔뜩 흐려 있다.
산에서의 기상이변은 무서운 것.
2024년 겨울 발디에서 4명이 죽고 14차례 구조대가 출동했다.
그러다 기적이 일어났다.
한국인 뚜벅이 정진택씨도 조난을 당해 사라진 것.
구조대가 동원되고 헬기가 바삐 움직였으나 감감무소식.
이틀이 지났고 모두 포기했다.
이미 죽은 자는 말이 없었다.
그런데 죽었다고 생각했던 한국인 뚜벅이는 3일 만에 살아 내려왔다.
눈 속에서도 살아 남았고 스스로 걸어내려 온 정진택씨.
기적이라고 주류 언론이 다투어 대서특필.
그때 1월 1일 우리도 발디에서 시산제를 지냈다.
이어진 산행 발디 정상에서 화이트 아웃을 만났었던 위기.
정진택씨와 유회장은 Mt 휘트니도 함께한 뚜벅이들이다.





하지만 지옥도를 연출했던 그 겨울 발디는 어디로 가고 온통 초록빛일까?
그도 그럴 것이 오늘이 유월이 시작되는 날이다.
숱한 사연을 소리 없이 담고 있는 발디는 홀로 그저 우뚝하다.
고도를 올리면서 시야가 터진다.
첩첩 산들 사이 시공간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스키헛을 지나고 첫째 새들을 오르고 두 번째 새들로 향한다.
한 발 오르면 반발 미끄러지는 가파름.
“아이고~ 가다 보면 끝이 있겄지.”
힘이 들 때는 그 주문을 외우며 씩씩대며 올라야 한다.
윤혜경씨에게 슬쩍 묻는다.
“여기서 포기하고 다음에 올까요?”
“이런 가파른 고개 두 개가 기다리고 있어도 포기 없습니다.”
이들 부부는 이렇게 높은 고도를 처음 경험한다.
백두산 2774m 보다 한참이 더 높은 발디.
민감한 사람은 여기서 경미한 고소증도 만난다.
그러나 훈련을 실전처럼 훈련한 효과는 분명하다.



칙칙폭폭 씩씩 잘도 오른다.
드디어 경사가 완만해지며 발디 1,064피드, 3,068m 정상.
전에 못 보던 성조기가 힘차게 나부끼고 있다.
아래 주차장이 만원인 것처럼 정상에도 사람이 바글바글.
우리도 초등자를 위해 증명사진을 많이 박았다.
윤혜경씨가 정상 표시판을 찾는다.
여태 오른 산정마다 그런 나무 표시판이 있었다.
발디 정상엔 산 안토니오라는 육중한 철판이 콘크리트에 붙어 있다.
그걸 떼어 윤혜경씨에 줄까 잠시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가 발디에서 초등의 감격을 나누는 동안 일이 헤프닝이 벌어졌다.
처음에 이야기 한 4명+2명+1명의 산행 숫자의 비밀.
애초의 산행 계획서에 있는 대상지 쿠카몽가 피크.
산행계획서는 법이요 진리이며 복음이니 지켜져야 한다는 재확인.
통렬하게 반성한다.
다음의 강희남회원의 글을 읽으면 4명+2명+1명 그 비밀을 안다.
“오늘은 성당 행사가 있어서 좀 느즈막하게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Trail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뵙게 되었습니다.
이규영님과 정진택 선배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이규영님께서는 우리 팀을 만나지는 못했다는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정선배님께서 Baldy Trail이 바로 open되어서,
아마 그쪽으로 가셨는지도 모르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아무튼 유 회장님께 라디오로 연락을 해보았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걸음을 재촉해서 Cucamonga peak 정상까지 갔지만, 거기서도 우리 팀을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역시 Baldy쪽으로 가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산행후에 Baldy village restaurant 이나 Round table pizza 집에서 뒷풀이를 하고 계실텐데...
Baldy Village Restaurant에 들렀지만 안 계셔서...
Round Table Pizza 집에도 안 계시면 집으로 가야겠구나하고 pizza집 문을 여는 순간!
반가운 분들이 모두 계셔서 너무 행복한 마무리를 시원한 맥주와 함께 잘하고 왔습니다.
ㅎㅎㅎㅎㅎ
멋진 하루였습니다!!”
발디만큼 힘든 쿠카몽가 정상까지 우리를 찾으러 올라간 정성!
진짜 반성합니다.






우찌되었던 멋진 초등을 끝내고 우리도 바삐 하산을 재촉했다.
딱따구리가 숲속에서 ‘또르르르’ 축하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하늘도 초등에 감동했는지 눈물 닮은 빗물을 찔끔 흘린다.
하늘이 더 감동하기 전 빨리 하산을 마쳐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절대 산행계획대로 운행해야 한다.
2명이 뒷풀이에 빠진 점도 반성해야 한다.
계산한 사람에게는 고마운 일이기도 하지만 ㅎ
라운드 피자에 모두 모였을 때 발디 초등 인증서 수여식이 있었다.
비록 냅킨에 쓴 인증서이지만 내용이 중요한 거다.
유회장이 전수한 인증서는 가문의 영광이자 귀한 추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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