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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이화에 월백하고」

2006.05.16 22:09

김동찬 조회 수:634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냐마난.
다정(多情)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이조년 (1269 -1343) 「이화에 월백하고」전문
 
배꽃에 달빛이 희고 한 밤중에 은하수는 흐르는구나
나뭇가지에 서려있는 봄의 마음을 소쩍새는 알 리 없는데
정 많은 것도 병인가 잠 못 이루겠네.

   고려때의 고시조 한 편을 요즘 말로 풀어놓고 감상한다. 봄의 마음이라고 간단하게 바꾸어서는 안 될 것 같은 '춘심(春心)'이 제일 해석하기 어렵다. 그 춘심을 소쩍새가 아는지 모르는지 서럽게 울어대는 통에 잠은 더욱 달아났다고 한다.
   조지훈 시인에게서 온 시를 고쳐 답시로 보낸 것이 박목월 시인의 「나그네」다. 바로 그 「나그네」의 원전이 된 「완화삼」에서도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란 비슷한 구절이 나온다. 이조년에서 조지훈까지 칠백 년이나 지났지만 달빛은 여전히  다정병  환자에게 심각한 불면증을 유발시키고 있다. 
달뜨는 봄밤을 조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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