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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2006.08.21 22:45

김동찬 조회 수:423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萬壽山)을 나서서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고락(苦樂)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怜悧)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았으면!

돌아서면 무심타는 말이
그 무슨 뜻인 줄을 알았스랴.
제석산(帝釋山) 붙는 불은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의
무덤에 풀이라도 태웠으면!

      김소월 (1902 - 1934)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전문

가곡과 대중가요 구분없이, 김소월 시인의 시들은 대부분 노래로 만들
어졌고 또 한국인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그래서 김소월 시
한, 두 편을 외우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흔하게 접할 수 있어서 그랬는지, 너무 감상적이고 비현실적이라며 그
의 시들을 한 때 던져놓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그의 시를
다시 읽으니 어느 하나도 감동 없이 읽을 수 없다. 사랑도, 세상물정도,
가면 돌아오지 못하는 내 님도 철이 없던 시절에는 몰랐다. 그러니 시에
대해서도 뭐 좀 제대로 알 턱이 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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